올해 보궐선거에서 한 단과대학 단위가 46.6%의 득표율을 보였다. 개표 성사 기준인 50%에 미달돼 개표조차 못 한 안타까운 수치였다. 해당 단위는 단 3.4%로 인해 비상대책위원회로 존립하게 됐다. 외에도 일부 단위가 50%를 웃도는 투표율로 간신히 학생회로 등단하기도 했다.

사실 찬반으로 인한 선거의 당락은 이후의 문제다. ‘개표도 못 함’에 초점을 맞춰 학생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 작년 학생 대표자들의 사퇴 러쉬와 올해 초 연이은 소란은 학생 사회에 더욱 캄캄한 그림자를 드리우며 학생들에게 무기력함을 안겼다. 이것이 빚어낸 저조한 투표율은 투표권 행사의 중요성을 자각하지 못한 학우들의 무관심까지 반증했다. 이들의 무관심은 2년 만의 총학생회 출마에도 과반 근처도 못 간 득표율을 통해 단적으로 보였다. 결국 동대신문은 또다시 ‘총학 부재’ 헤드라인을 걸어야 했다.

학생 사회의 현주소는 11일에 진행된 전체학생회대표자회의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기타안건 중 다가올 정거 선거 투표 방식이 거론되며 대면 투표를 진행하자는 의견이 백열화를 띄었다. 대면 투표가 확실히 선거 분위기를 고조해 투표율에 일조할 것이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대면 투표 진행에 있어 현실적인 문제에 부닥치며 해당 논의는 일단락됐다.

선거 분위기는 코로나 팬데믹 때 시작된 비대면 투표가 시행되면서 행방을 잃어갔다. 수업, 행사 등 동악의 일상이 대면으로 복귀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 사회의 중추인 ‘선거’만이 아직도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이제는 차츰 한계를 보완해가며 대면 선거의 분위기에 활기를 더해야 한다. 대면 투표가 비록 높은 투표율을 보장하지는 못 하더라도 비대면의 공백을 깨고,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대면 투표로 하루빨리 회귀해야 할 때다.

우린 서로가 필요하다. 학생자치기구는 선거철이 실감 나도록 물리적 공간 마련에 추진력을 가하고, 학우들은 한 표를 행사함으로써 한계를 함께 보완해 나가야 한다. 정말 모두가 힘을 한데 모아야 한다.

우리를 위한 선거다. 더 이상 무관심으로 학생 사회를 일관하는 것이 아닌 본인의 한 표가 동악의 운명을 좌우 할 수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온갖 정치질로 가득한 커뮤니티에서 벗어나 본인의 생각을 투표로 표출하길 바란다. 학생 자치에 대한 학우들의 건강한 관심과 하루 빠른 대면 투표로의 회귀를 통해 동악에 완전한 봄이 찾아오길 기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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