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경사, 장애학생 통행 시 큰 불편
개별 지원 요청서 통한 장애학생 맞춤 서비스
심리적 장벽 허무는 ‘모두’라는 인식 중요해

▲우리대학 캠퍼스 내 수많은 계단과 언덕들은 거동이 불편한 학생들의 통행에 어려움을 준다 (사진=원지우 기자.)
▲우리대학 캠퍼스 내 수많은 계단과 언덕들은 거동이 불편한 학생들의 통행에 어려움을 준다 (사진=원지우 기자.)

장애학생이 마주한 장벽을 허물고 모두가 함께하는 대학을 추구하는 ‘배리어프리 캠퍼스’. 우리대학은 캠퍼스 시설과 강의 수강을 비롯한 대학생활에서 모든 학생들과 함께 나아가고 있을까. 장애학생 배려 시설 및 서비스 현황을 통해 ‘배리어프리 동악’을 향한 우리대학의 현주소를 파악해 보고, 더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모색해 봤다.

‘배리어프리’, 장벽을 허물다

‘배리어프리(barrier free)’란 장애인과 고령자들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장벽을 허무는 운동을 의미한다. 이때 장벽은 문턱, 경사로 등의 시설에서 마주할 수 있는 물리적 벽부터, 자격과 시험 등을 제한하는 제도적 장벽, 나아가 사회가 장애인에 대해 가지는 심리적 장벽까지 포괄한다. 또한 배리어프리 정의 속 사회의 범주에는 대학 역시 포함된다. 실제로 1998년 정부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발표해 대학의 배리어프리 캠퍼스 조성을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대학은 캠퍼스에서 장애학생이 마주하는 장벽을 허물어 나갈 의무가 있는 것이다. 

▲휠체어를 탄 채로 지나다니기 어려운 법학관-혜화관 지름길 (사진=임재경 기자.)
▲휠체어를 탄 채로 지나다니기 어려운 법학관-혜화관 지름길 (사진=임재경 기자.)

통행을 가로막는 물리적 장벽

우리대학 캠퍼스 특성상 수많은 언덕과 계단은 거동이 불편한 학생들의 통행에 걸림돌이 된다. 김유민(미컴 23) 학우는 다리에 깁스한 상태로 캠퍼스를 다녔을 당시, 경사와 계단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을 밝혔다. 그는 “헐떡고개와 같은 경사로에서 다리에 무리가 가지 않으려면 천천히 걸어야 해 시간이 지체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학생들이 캠퍼스의 가파른 언덕을 지나다니는 것에 우려를 표한 학우도 있다. 문성원(사회 22) 학우는 “휠체어를 탄 장애학생이 보호자와 동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사길을 아슬아슬하게 내려가는 것을 봤다”며 캠퍼스 내 장애인 이동권 보장의 필요성을 실감했다.

올해 6월 우리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직접 휠체어를 끌고 캠퍼스를 다녀본 결과, 혜화관과 박물관 사잇길 등 지름길 통행에 있어 어려움이 존재했다고 전했다. 휠체어를 탄 장애학생은 지름길을 눈앞에 두고도 휠체어를 타고도 통행 가능한 길을 찾아 멀리 돌아가야 하기에 통행에 많은 시간을 소모한다.

김 학우는 “거동이 불편한 학생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캠퍼스를 다닐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약도가 제공된다면 시간 절약 측면에서 좋을 것 같다”며 기대를 전했다. 실제로 장애학생지원센터는 6월 캠퍼스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경사로를 이용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캠퍼스 약도를 제작할 계획이다. 

▲본관 3층 장애학생지원센터 입구 (사진=임재경 기자.)
▲본관 3층 장애학생지원센터 입구 (사진=임재경 기자.)

지원 서비스로 허무는 제도적 장벽

강의 수강, 시험 응시 등 강의실 속에 존재하는 장벽들을 허물기 위해서는 폭넓은 지원 서비스 제공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는 매 학기 장애 학생들에게 개별 지원 요청서를 받아 개별 맞춤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센터는 요청서에 적힌 내용을 토대로 ▲앞자리 지정 좌석 및 휠체어석 배정 ▲수업 대필 도우미 및 속기사 ▲높낮이 조절 가능 책상 등을 지원한다. 또한 센터는 ▲수강신청이 어려운 학생을 위한 우선 수강신청 진행 ▲담당 교수와의 협의 후 시험 시간 추가 부여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외에도 장애학생지원센터는 장애학생이 불편함 없이 대학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폭넓은 지원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장애학생에게 대인관계, 우울 등 정서적 문제와 진로 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심리검사를 연계하는 전문 상담 지원 제도, 기숙사 신청 시 우선 선발 대상자로 입소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숙사 우선 선발제가 그 예시다. 이외에도 RISS 정보취약계층서비스(음성학위논문, 학술자료 지원 등)를 동반한 도서관 이용지원, 장애학생 본인 및 가족 차량 주차비 감면 등 장애학생의 편의를 보장하는 여러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 또한 해당 센터는 매 학기 정기 간담회를 열어 장애학생의 건의사항과 요구를 수렴하며 그들이 제도적 장벽을 느끼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인식개선으로 뛰어넘는 심리적 장벽

장애학생이 느낄 수 있는 물리적, 제도적 장벽뿐만 아니라 심리적 장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교내 구성원들의 장애인식개선이 필요하다. 장애학생지원센터는 이클래스를 통해 온라인 장애인식개선교육을 매년 1회 비장애학생과 교수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교육 대상자들은 해당 교육 강의를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한다. 또한 해당 센터는 보다 효과적인 장애인식개선교육을 위해 오프라인 교육도 추진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외부 기관과 연계한 체험형 오프라인 교육 사업을 도입해 장애인식개선에 힘쓸 것”을 밝혔다. 이어 “타인의 시선에 의해 장애 학생이 마주하는 심리적 장벽이 허물어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우선적으로 장애학생을 향한 차별적 인식이 사라져야 함을 강조했다.

이번 학기 16명의 장애학생이 우리대학에 재학하고 있다. 이에 센터 관계자는 “비장애학생들이 캠퍼스에 장애학생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장애학생지원센터는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 모두가 배리어프리를 체감하고, 이를 통해 학내 구성원 모두가 배리어프리 캠퍼스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을 부탁했다.

 

배리어프리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장벽과의 작별이라 할 수 있다.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인식, 그리고 이러한 인식에서 이어진 각종 시설과 서비스가 장벽을 허문 자리에 채워질 때 비로소 배리어프리 캠퍼스는 완성된다. 배리어프리 동악을 위해 모두가 각자의 장벽을 깨부수고 배리어프리를 진정으로 실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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