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아시아 산림협력기구 자문 맡아 준비분주

혜화관 10평 남짓한 연구실 한 켠에는 매년 반복되는 황사 피해를 예방하고 황사의 진원지인 중국, 몽골 등지의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해 전력투구를 하고 있는 연구소가 있다. 바로 강호덕(생태환경공학) 소장의 지도 아래 연구원들이 모인 ‘황사ㆍ사막화연구소’다. 2002년 최악의 황사 이후, 강 소장은 산림청 프로젝트 중 하나인 ‘사막화 방지를 위한 수목 및 초종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3년 간 연구 끝에 2006년 12월 우리대학 ‘황사ㆍ사막화연구소’가 탄생하게 되었다.

혜화관 4층에 자리 잡은 ‘황사ㆍ사막화연구소’에는 그와 연구원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비타민나무와 포플러의 성장을 실험하는 기구들을 비롯한 각종 식물들이 줄지어 자라고 있다.

‘황사ㆍ사막화연구소’의 연구원들은 사막화방지를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매년 우리나라에 발생하는 황사 현상의 진원지는 바로 중국과 몽골이다. 그나마 중국은 이 문제에 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몽골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몽골 민족의 오랜 유목생활로 인해 몽골 영토 내 초목은 점점 줄어들고 1년에 30헥타르씩 걷잡을 수 없는 사막화가 진행 중이다. 몽골 출신 연구원 뭉흐체첵은 “급속도로 사막화가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연구시설도 없을뿐더러 관심 조차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연구소에서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것은 비타민 나무의 품종 개량이다. 비타민 나무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우수한 품종을 대량증식 할 수 있다면 사막화 방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황사ㆍ사막화연구소’의 연구는 늘상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사막화 방지 연구분야에 관한 대학 및 국가의 지원이 부족했기에 연구소는 재정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고 한다. 또 외국 연구소에서 ‘생물다양성협약’을 위반하고 ‘황사ㆍ사막화연구소’의 품종들을 몰래 채취해 연구 업적을 가로 챈 적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연구를 포기할 수는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중국, 몽골에선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강 소장은 “연구 결과로 사막화 방지를 당장 실현시킬 순 없지만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들의 피와 땀이 서린 숨은 열정들은 내년 창원에서 열릴 ‘UN사막화방지협약(UNCCD)’에서 빛을 보게 된다. 또한 그들의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2011년에 발족할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에서’ 중요한 자문을 맡게 됐다.

드넓은 태평양에 돌멩이라도 던져보자는 심정으로 연구를 시작한 강호덕 교수와 연구원들. 오늘도 ‘인간이 못할 일은 없다’는 각오로 언젠가 펼쳐질 녹색지구를 위해 밤낮 연구하는 그들의 열정은 사막화보다 이미 몇 발짝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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