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자녀 전형 새내기 2인과의 입학식 동행 인터뷰

우리대학은 2010학년도 수시 1차 모집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다문화가정자녀 전형’을 신설했다. 이 전형을 통해 우리 대학에 입학한 다문화 가정 자녀 2인과의 동행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르다는 것이 '틀림'이 아닌 '특별함'으로 다가설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웃음을 잃지 않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2010년 수시 1학기에 신설된 '다문화가정 자녀 전형'을 통해 우리 대학에 신입생이 된 차봉권 군(전자전기공학부1)과 전소희 양(철학윤리문화학부1)이다.
차 군은 필리핀 어머니를, 전 양은 일본인 어머니를 두고 있다. 어린시절 피부색깔, 어머니의 국적으로 놀림을 당해 마음의 상처를 갖고 있는 그들은 우리대학 다문화가정 자녀 전형이 자신들에게 '틀림'이 아닌 '특별함'을 선사했다며 감사하다는 말로 동행 인터뷰의 서두를 열었다.


우리는 2010 새내기!


우리대학은 2010학년도 수시 1차 모집에서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한 ‘다문화가정자녀 전형’을 신설했다. 이 전형은 다문화를 인정하는 긍정적인 사회로의 발전을 선도(先導)하기위해 우리 대학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전형이다.
이번 다문화 가정 자녀 전형을 통해 우리대학 새내기가 된 차봉권 군(전자전기공학부1)과 전소희 양(철학윤리문화학부1).
그들은 각자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결과 각각 전자전기공학부, 철학윤리문화학부에 합격할 수 있었다. 차군은 고등학교 때 전자부품 조립에 몰두(沒頭)하여 서울시 주최 실기경진대회에서 은메달을 받은 실력파이며, 전양은 고등학교 때 반장으로 활동하고, 일본어능력시험(JLPT) 1급 자격증을 딴 이력이 있다.
지난 22일 공과대학 OT가 진행된 본관 중강당. 전자전기공학부가 모인 자리 중 맨 앞 좌석에 앉아 공학인증제 및 수강신청과 관련된 설명을 듣는 차봉권 군의 모습은 진지하다. “수강신청 어려울 것 같네요”라며 머리를 긁적이는 그의 모습에서 긴장(緊張)된 모습을 읽을 수 읽었다.
옆에 앉은 친구들과 아직은 서먹서먹하게 앉아있는 차봉권 군에게 선배들과의 캠퍼스 투어 시간은 선배, 동기들과 한층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내일 입학식이 기대되네요"라며 웃으며 인사하는 그의 모습에서 설레임을 읽을 수 있었다.


입학식, 동국을 느끼다


23일 입학식(入學式). 입학식이 열리는 장충체육관을 향하는 길에서 차군과 전양은 여느 신입생과 마찬가지로 설레는 모습으로 가득했다.
장충 체육관으로 향하는 길, 전소희 양은 “집을 나설 때 4명의 동생들의 배웅을 받고 나왔다”며 어머니께서 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칭찬을 하셨다고 기뻐하며 이야기했다.
장충체육관 입구에 위치한 각종 동아리 홍보 현장. 차 군과 전 양의 시선은 동아리 홍보 책자에 향한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는 전소희 양과 “심화된 전공 공부도 할 수 있고 선, 후배도 많이 사귈 수 있는 동아리를 원한다”라고 말하며 동아리 홍보 책자를 받는 그들에게서 새내기만의 풋풋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입학식 시작 후 여러 동문들의 입학 축하 메시지 영상을 본 전소희 양은 “TV에서 저분들을 많이 봤지만 동문인지 몰랐어요”라고 말하며 “저분들과 같이 자랑스런 동국인이 되고 싶다”는 소망(所望)도 내비췄다.
주변사람 들의 격려가 큰 힘


차봉권 군은 검은 피부 색깔 때문에 어린 시절 놀림을 받았다고 한다. 결국 전학을 갔고 그곳에서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며 잠시 방황(彷徨)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생님들과 부모님의 따뜻한 훈계와 지도 덕분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차봉권 군.
그는 실기 경진대회에 나가보자는 선생님의 제안에 매일 밤 9시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도 하고 기능대회 선수 훈련 준비를 했다고 한다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고,덕분에 나의 적성(適性)도 찾을 수 있었다”며 스승에 대한 감사를 표시했다.
더불어 “다문화 가정 전형으로 입학한 것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하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쉽게 특별전형으로 들어왔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밝히는 그의 모습에서 열정적인 차기 공학자(工學者)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다.
전공 공부가 기대되요 !
“역사(歷史)시간 마다 놀림을 당해 그 시간이 유난히 싫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애들이 일본에 대해서 왜곡되게 이야기하면 이를 바로 고쳐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이후로 역사에 대한 공부에 몰두하게 됐다는 전소희 양. 전양은 사실 사학과에 지원하고 싶었다고 한다.
“다문화 가정 자녀의 경우 지원할 수 있는 과 중에 사학과가 없었어요”라고 말하며 내년 다문화 가정 자녀 전형에서는 지원할 수 있는 학과가 좀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더불어 철학 공부에 대한 기대감도 드려냈다. “인간을 탐구하는 학문인 철학(哲學)을 공부하면서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고 싶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상담해주는 전문 상담사가 되고 싶은 나에겐 철학 공부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손을 내밀다


입학식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차후 계획을 묻자 차봉권 군과 전소희 양은 오는 4월부터 경북지역의 다문화가정 초등학생 자녀들과 온ㆍ오프라인에서 만나 공부를 돕고 고민도 들어주는 ‘대학생 멘토 1호’로 활동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대학생활을 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전소희 양은 “담임선생님을 비롯해 친구, 부모님 등 주변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합격할 수 없을 것이다”며 “자신이 받은 도움들을 또 다른 다문화 가정 자녀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차봉권 군은 “멘토링 사업의 주최자인 한국다문화센터로부터 같이 참여하자는 연락이 왔을 때 매우 기뻤다. 내 경험을 살려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이 주변사람들로부터 받은 따뜻한 손길을 다른 다문화 가정 자녀들에게 나눠주고 싶다는 차봉권군, 전소희 양. 대학생으로서, 멘토로서 활약할 그들의 따스한 열정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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