校內(교내)출판 활동

  ▲사회=올해는 본교가 개교 8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입니다. 이러한 뜻 깊은 해를 맞이해 본사에서는 오래전부터 학교발전을 위한 기획좌담을 매주 실시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대학에서의 일반적인 교육과 연구활동을 지원하고 진작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출판부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먼저 대학출판부의 설립취지와 그 기능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습니다?
▲오 출판부장=예, 우선 대학의 기능은 학문연구와 함께 새로운 문제를 인식하고 탐구·연구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러한 학문적인 업적을 수록하여 후세에 전수하기 위해서는 인쇄물의 발행을 통한 지식의 연구 보존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사회=학문 연구의 기록과 전수를 위해서는 출판물의 인쇄가 꼭 필요하다하겠군요. 그럼 그런 역할을 담당하는 대학의 교재는 주로 교양교재·전공교재·부교재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본교 출판부에서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양교재 출판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그리고 역경원은 주로 어떤 종류의 책을 출간하는지 말씀해 주시죠.
▲오 출판부장=모든 대학출판사들이 거의가 비슷하겠지만 현실적으로 다른 교재들보다는 학생들이 당장 수업을 받는데 필요한 교양교재의 발행에 역점을 두고 있는 실정은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전공교재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시장성이 있다할 만한 전공분야는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시중출판들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각 대학 출판사와 마찬가지로 본교도 순수한 입장에서 학문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만 출판하기 때문에 일반 학생들이 보기에는 출판부가 교양교재나 만드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본교는 전공교재 출판을 목표로 지금 몇몇 교수와 협의를 갖고 원고청탁 중에 있습니다. 전공교재를 본교 출판부가 출판하게 되면 여러 가지 잇점이 있습니다. 우선 전공교재의 대부분을 시중 서점에서 구입하는 학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책을 공급할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본교에서는 본래의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 신라·고려·조선시대에 걸친 총 10권의 책을 88년까지 완간할 것을 목표로 지금 자료를 수집·정리하고 있습니다. 대학교양교재도 전 14권 중에서 7권은 이미 개정을 끝냈으며, 82년 개정후 아직 개정되지 않은 국어·영어를 포함한 7권은 금년안으로 개정할 계획입니다.
▲박 편집부장=출판부는 불교관계서적과 일반대학과정에서의 교양교재발행 비율을 1對(대)1로 하고 있지만 역경원의 출판사업은 한문으로 전부 기록되어 있어 이해가 어려운 불경이나 난해한 불교용어를 현대인의 감각에 맞는 한글로의 역경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대학 교재와는 다른 불교관계 서적들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역경원은 불교의 대중화를 달성하기 위해서 한글대장경의 간행과 불교사전의 간행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로 ‘불교 대사전’이 완간되면 현존하는 한글사전과 옥편에도 그 영향을 주리라 생각됩니다. 불교 대사전은 이미 하나의 불교 용어를 설명하기 위해 한글사전과 옥편의 자료활용은 물론 판만대장경도 자료의 일부로 활용하고 있어 부분적인 옥편의 한자어원 등도 시정할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불교대사전은 기본적인 불교의 가치관 바탕으로 인간이 지니고 있는 원시적인 생각들을 교정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고 불교대사전이 완간될 경우 이는 세계최초라는 점에서 불교를 연구하는데 있어 기본자료로써 전세계 학계의 모델이 될 것으로 봅니다.
▲박=본교뿐만 아니라 각 타대학에는 나름대로의 출판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내 유명서점에 설치되어 있는 대학출판코너에 가보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은 몇몇 대학 출판부에서 나온 출판물들뿐이고 본교 출판부가 출판한 책은 찾아보기가 힘든 실정입니다. 이와 같이 타대학의 출판물은 많은데 우리대학 출판물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은 출판부의 활동이 미비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 출판부장=그 점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본인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81학년도에 부임했을 당시까지만 해도 본교 출판부에서 출판된 서적은 겨우 20여종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는 타대학 출판부에 비해 본교출판부의 활동이 그리 미비하다고는 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본교출판부나 역경원에서 나온 출판물들은 일반서적들과는 달리 불교서적이라는 점에서 규격의 차이가 심해 일반 서적과 같이 진열대에 꽂을 수가 없어 별도로 진열하게 되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전=출판부장님의 말씀을 들으면 본교 출판부는 불교저서들만 주로 출판하고 불교 이외의 분야에 대해서는 거의 출판을 하지 않는 것으로 들립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불교관계서적은 역경원이 하고 있으니 출판부에서는 불교 관계서적의 출판에도 힘써주시되 그보다는 순수한 학술분야의 출판을 더욱 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순수 학문분야에 더 많이 투자해 학생·교수들을 위한 전공이나 기타 서적출판에 더 노력해 주셨으면 합니다.
▲오 출판부장=아까도 언급되었지만 본 출판부는 불교서적과 일반교양 서적을 1대1로 출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새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도 불교서적보다는 일반저서 출판에 많은 투자를 하려고 합니다.
▲박 편집부장=본교가 불교대학이라고는 하지만 종합대학으로 승격한 지금은 불교적인 성격이 많이 희석되었습니다. 출판부가 순수한 영역의 저작물을 내는 것도 좋지만 기존의 불교서적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기록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이렇게 볼 때 역경원은 앞으로 교비의 지원에 상관없이 대학의 순수학문을 탐구하는 자세로 역경사업에 주력하려고 합니다.
▲사회=학교의 교비지원에 상관없이 역경 사업에 주력하겠다고 하셨는데 그럼 지금 역경원의 예산은 어떻게 짜여지고 있습니까?
▲박 편집부장=예산에는 원고료를 포함한 간행비, 그리고 기타 잡비 등이 포함됩니다. 예산비 속에는 새 책을 내는데 필요한 간행비가 많이 드는데, 이것이 예산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경원이 순수한 불경의 역경이라는 취지로 개관은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출판에 따르는 이익금이 없이는 운영이 어렵기 때문에 이들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우선 출판에 따른 수지가 남아야 합니다.
  만약 수지가 맞지 않을 경우에는 예산이 적자나는 상태까지 가게 됩니다. 작년에는 책정된 예산 1억원으로 5천만원정도의 이익을 계산했으나 여의치 못했습니다.
▲사회=출판부도 출판되는 책값이 수익과 직접 관련이 있는데 교양교재의 값이 너무 비싸다는 학생들이 없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5백페이지짜리 교양 국어의 경우 5천부 발행하게 되면 실제 작업비는 1천3백원정도인데 그 가격은 6천5백으로 책정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얻는 수익금은 어디로 쓰이는지요.
▲오 출판부장=본교 출판부는 이와 같은 출판사업에서 얻는 수익금을 다음 교재를 개편하거나 새 서적을 간행하는데 필요한 자금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익금의 일부는 교수들의 논문작성에 이용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이를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운영할 방침입니다. 또 책값은 일반시중의 책값과 비교할 때 비싸다고 생각되지 않으며 타대학의 교재값과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전=얼마 전 모잡지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전국대학 출판부가 연3백억원 정도의 부당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 진상을 말씀해 주십시오.
▲박 편집부장=그것은 한마디로 영리를 추구하는 일반 시중출판업계의 모략이라고 하겠습니다. 근래 와서 대학출판부들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일반시중출판사들이 지금까지 독점해오던 교수들의 전공서적 출판을 잠식했기 때문에 일반시중출판사들의 불만이 토로된 것 같습니다.
▲박=역경원과 출판부 두 곳의 특성과 기능이 다소 차이가 있지만 교내의 2원적인 출판체계를 하나로 합치면 출판 사업에서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동문들의 의견이 많던데…그 가능성은 없는지요.
▲박 편집부장=그 문제는 역경원과 출판부가 갖는 분명한 성격이 있기 때문에 많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 같습니다. 역경원은 불교라는 프리즘을 가지고 각 학문을 굴절시켜 새로운 학풍을 재정립하려는 성격이 강한데, 반해 출판부는 좋은 분야의 순수학문을 취급하는 등 그 기본적인 자세가 틀리기 때문에 그 체제 자체를 합치는 것보다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서적의 판매라는 활로 개척에 공동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합니다.
▲사회=학교 당국에서는 개교80주년을 맞아 여러 방면에 걸친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역경원과 출판부에서 계획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요.
▲오 출판부장=출판부는 재학생들에게 출판부의 존재조차 확실히 인식시키지 못한 형편이기 때문에 올해는 교내 홍보에 중점을 두고 또 그 일환으로 금년말쯤에는 교양도서의 이름으로 된 원고를 청탁해서 4, 5편의 시리즈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박 편집부장=역경원은 무엇보다도 지금 있는 역경사가 연로하기 때문에 가능한 역경사의 보충이 시급하며 또 올해는 각 지방중심 도시에 역경원 지부를 설치하여 불교의 대중보급에 앞장서겠습니다.
▲사회=지금보다 좀더 나은 출판활동들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오랜 시간 말씀 감사합니다.

◇참석자
吳正權(오정권)(출판부장)
朴敬勛(박경훈)(역경원 편집부장)
정성열(법정대 법학과)
박승준(공과대 산공과)
◇사회=김영태(本社(본사) 문화부장)
◇때=1986년 3월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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