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 가는 사람들이 있다. 學園自律化(학원자율화)이후 學內(학내) 혹은 學外(학외)에서 ‘民主(민주)’를 외치다 우리의 곁을 떠나가 버린 그들. 지금 이 시간 함께 강의를 들어야 할 그들의 빈자리는 썰렁하기만 하고 어느새 우리의 뇌리에서 잊혀져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며칠 후면 학생의 날. 잊혀져간 기억들을 더듬으며 구속학생의 옥바라지를 담당하고 있는 인권위원회실(학생회관 3층)을 찾았다.
  ‘人權(인권)이란 신성불가침의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들은 광범위하나 거의 느끼지 못하는 그러한 불평등을 받고 있지요. 경제적 불평등에서 오는 것이랄까, 또는 생산물에 대한 노동의 댓가 같은 것이 좋은 예가 됩니다. 정치적으로 인한 인신구속이나 기타 인권유린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이러한 불평등까지 모두 포함되는 개념입니다.’ 라고 찾아간 기자에게 인권의 대략적 설명을 하는 인권위원장 강원구(사학·4)君(군).
  강위원장은 이어 인권문제 심포지움 등을 통해 인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보급하고, 시위중 부상자의 치료나 구속된 학생의 옥바라지, 그리고 구속학생 학부모의 모임을 활성화시키는 것 등이 동위원회의 주요 사업이라고 소개한다.
  강君(군)은 ‘학교측이 本(본)위원회를 공식기구로 인정치 않고 있고, 사업에 대한 지원 역시 매우 미비하여 어려움이 많습니다. 특히 학생들의 무관심은 괴로운 일이지요’라고 고충을 털어 놓는다. 즉 운동이 고도화되어감에 따라 간혹 大衆(대중)과 유리되는 상황이 벌어져 이념적으로는 공통의 인식을 형성하면서도 감성적으로 유리되어 간다는 것에는 ‘공동체적 삶의 의미를 감소시키고, 대학을 이기적, 비인간적 집단化(화) 시키는 교육자체의 병폐’가 도사리고 있음을 지적했다.
  지금은 인권위원장으로 구속학생의 옥바라지를 하고 있는 강君(군)자신도 지난 83년 최은순학형 관련, 강제 징집반대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실형을 산바 있는데 그 당시를 ‘갇힌다는 것, 문이 밖에서 잠긴다는 것, 그것은 바로 고통이요 절망이었습니다. 그렇게 생활하던 중 바로 이 잠겨있는 문, 스스로 열고 닫을 자유가 없는 이 ‘문’이 나 자신이 배제해야할 ‘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라고 회상한다. 강군은 감옥의 문과 쇠창살은 결국 운동하는 입장의 절망의 밑바닥에서 희망을, 능동적 인식을 획득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운동에 있어 이념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일제 식민지의 경우 民族解放(민족해방)의 뚜렷한 인식과 실천을 行(행)한 사람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았어요. 오늘날의 우리가 본다면 당연히 독립운동의 길이 최고의 실천이었을 텐데.... 마찬가지로 오늘 우리의 삶은 후세들이 평가해 줄 겁니다. 우리가 오늘 편협한 시각을 버리고 결손한 자세로 과거의 결함을 극복하고, 歷史(역사)에 부끄럼없이 살려고 한다면 섣부른 이념논쟁이나 국시논쟁을 극복할 수 있지 않겠어요?’라고 반문하는 강君(군)은 마지막으로 구속학생에 대한 무관심과 일반대중에 대한 불신감을 오늘의 대학이 극복해야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구속 학생현황

▲백정호 (입학 82학번) = 민정당 중앙정치연수원 점거농성사건과 관련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및 현주건조물 방화혐의’로 85년 11월 20일 구속 5년형이 확정되어 현재 진주교도소에 수감 중 ▲임종운 (산공 83학번) = 백정호君(군)과 같은 혐의로 5년형이 확정되어 현재 김해 교도소에 수감 중 ▲유현수 (철학 82학번) = 前(전) ‘파쇼헌법철폐 범국민서명운동 추진위원회’위원장. 지난 2월 4일 서울대에서 있었던 15개 대학 연합시위에 본교대표로 참가한 혐의로 수배 중 지난 3월 1일 중부서에 구속. 1년 6개월형이 확정되어 현재 춘천교도소에 수감 중 ▲김용관 (전기공학 82학번) = 前(전)파헌철 위원장. 홍은동 소재 민정당 지구당사 앞 가두시위주도 후 구속. 1년 6월형 확정되어 현재 김해교도소에 수감 중 ▲이승우 (철학 84학번) = 前(전)파헌철 위원 김용관군과 같은 혐의로 1년형이 확정되어 현재 안양교도소에 수감 중 ▲황찬익 (국문 83학번) = 18代(대)총학생회장. 지난 4월 3일 교내시위후 구속. 10월형이 확정되어 현재 마산 교도소에 수감 중 ▲이상근 (경제 82학번) = 前(전)‘군독타 삼민투’위원장. 서울대 연합시위 등으로 수배 중 지난 5월 21일 노량진역 앞에서 검거되어 집시법위반혐의로 구속. 1년 6월형이 확정되어 현재 김해교도소에 수감 중 ▲이병진(국사교육 85학번) = 성남시장앞 가두시위 때 화염병 소지혐의로 구속되어 현재 미결상태로 성남구치소에 수감 중 ▲이한상 (국문 86학번) = 금남시장앞 가두시위 때 화염병소지 혐의로 구속되어 현재 미결상태로 성동구치소에 수감 중 ▲김창헌 (불교 83학번) 18代(대)총학생회 홍보부장. ‘佛財法(불재법)철폐 실천대회’ ‘亞洲게임저지를 위한 투쟁대회’와 明進館(명진관) 점거농성 후 구속되어 미결상태로 서대문구치소에 수감 중 ▲김인묵 (불교 83학번) = 18代 총학생회 종교부장. 김창헌군과 같은 혐의로 구속돼 현재 미결상태로 서대문구치소에 수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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