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만해관 로비에는 많은 법대학생들로 북적거렸다.
법대학생회에서 지난 15일부터 3일간 법대 학생 및 교수들에게 헌 책을 기증받아 판매하는 중고책 장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모인 것은 단지 책의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에서만은 아니었다.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중고책 판매로 생긴 수익금 일체를 용산 참사 유가족들에게 전달하겠다는 법대 학생들의 의미있는 행사였기 때문이다.
권기홍 법대학생회장은 “사물함에 오래 방치된 책을 처분할 목적에서 판매를 시작했지만, 그 수익금 사용을 두고 고민하던 중 용산참사 유가족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 이르게 됐다”며 행사 배경을 설명했다.
그런 좋은 취지(趣旨)가 전해지자 법대 일반학생들은 물론 교수들도 자발적으로 책을 기부(寄附)했다. 이날 중고 서적을 구입한 법대 A학생은 “한권에 5~6만 원 정도 되는 전공서적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 좋을뿐더러, 수익금이 용산참사 유가족들에게 기부된다니 구매자 입장에서도 뜻깊다”고 말했다. 또 법대 B학생은 “잠시 잊고 있었던 용산참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며 참가 소감을 밝혔다.
이번 중고책 판매 결과, 총 40여권의 책이 판매돼 35만 2천원의 수익금이 모아졌다. 수익금은 오는 16일 용산참사 국민재판을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 유가족들의 슬픔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돈일지 모르지만, 유가족들을 향한 학생들의 온심이 함께 전달되길 바란다.
이지연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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