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위기의 본질 알려야”

한반도에 전쟁위기가 드리워진 지금, 우리 언론의 보도태도는 어떨까.
‘위기 속 남북관계, 언론보도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없는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민주화언론시민운동연합 주최로 지난 14일 프레스 센터에서 열렸다. 서재정 미국 코넬대 교수와 윤호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 김은주 방송위원회 보도심의위원 등이 발제자로 나선 이번 토론회에서는 한국언론의 보도태도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첫 발제를 맡은 서 교수는 “언론은 부시정부의 국제적 군사전략을 냉철히 분석,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북핵위기’라는 용어부터 ‘한반도 위기’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핵위기’라는 표현이 미국의 군사전략으로 인해 초래된 위기의 본질을 감춘다는 지적이다. 

윤호진 위원은 중앙 방송사와 신문사의 한반도 위기관련 보도를 ‘다면적 접근’‘맥락적인 이해’‘장단기적 추론과 전망’등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방송자료와 기사를 유형별·논조별로 분석한 결과 SBS는 사실위주의 보도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다면적 접근과 맥락적 이해가 미흡한 보도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우리 언론은 현재 위기상황에서 남한의 시민들은 대부분 방관자라는 사실을 ‘방관’하고 있다”는 민주노동당 윤영상 평화군축운동본부장의 비판이 주목을 받았다. 반전평화운동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언론이 한반도 위기를 자주적으로 풀어가려는 시민사회의 노력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3년 9월. 한반도를 둘러싼 각 국에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다자회담을 준비하고 있다. 위기의 당사자인 우리 언론에 대한 독자와 시청자의 ‘감시’가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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