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28회 정기공연 열려 … 이라크파병 문제 마당극으로 풀어내

문화수준이 낮고 약육강식의 본성만을 따르는 이들을 흔히 ‘야만인’이라 부른다. 이러한 야만인들이 사는 시대는 그리 먼 시대만은 아니다. 힘의 논리를 앞세워 명분 없는 파병을 강요당하는 지금의 우리 현실이 야만시대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민속극 연구회 ‘탈’ 제28회 정기공연 ‘야만시대’가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학생회관 앞에서 진행됐다. 이번 공연은 미국의 이라크 전쟁 파병과 관련한 사회 세태를 한 가정의 가족사를 통해 그려냈다.

베트남 파병 후 고엽제의 후유증으로 평생을 앓는 가장, 파출부 일로 힘겹게 집안을 이끌어 나가는 아내, 불우한 집안환경으로 놀림을 받고 자란 남매. 이들이 극을 이끌어 나가는 주요 인물이다.
전쟁의 후유증으로 가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아들은 군대에 갈 무렵이 되자 “이라크 파병을 지원해 경제적으로 부모님께 도움을 주고싶다”는 이유로 파병을 지원한다. 이는 대를 이어 비극이 되풀이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준다.
한유미(행정2) 회장은 “웃고 우는 사이 도외시하던 사회문제를 생각해 보는 공연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각본에서부터 연출까지 공연의 전 과정이 탈 구성원들에 의한 창작으로 구성됐다는 점과 극 중간에 관객을 끌어들이는 장치 역시 눈에 띠는 부분이다. 
하지만 첫날 공연이 백상예술체전 폐막식과 겹쳐 관객의 참여가 부족했던 점과 이틀 내내 정보산업대의 축제 일정과 겹쳐 분위기가 다소 산만했던 것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이번 공연은 무거울 수 있는 주제가 배우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능청스런 연기, 구성진 소리와 어우러져 관객들의 감동과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문제를 열린 무대에서 펼치는 마당극의 형식을 통해 많은 관객들에게 고민거리를 던져줬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사회적인 ‘고민’을 담은 학내 문화 행사가 지속적으로 열리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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