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근대 사상과 천인합일론 한 자리에 모인 학술현장

문과대가 학제간 연구와 토론의 활성화를 위한 장을 마련했다. 지난 30일 다향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강연회가 바로 그것이다. 이번 강연회에는 장시기(영어영문학) 교수와 유흔우(철학) 교수가 각각 ‘탈근대의 미래와 미래의 인간’,‘중국철학의 천인합일론’을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탈근대의 미래와 미래의 인간=장 교수는 존 쿳지(J.M.Coetzee)의 소설 ‘추락(Disgrace)’을 통해 논의를 전개했다. 흑인차별법인 아파르트헤이트를 폐지시키고 새로운 탈근대의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배경인 ‘추락’은 대학교수인 주인공 루리가 근대적 지식인의 정착민적 삶을 벗어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 장 교수의 설명이다. 추락(또는 탈영토화)한 근대적 지식인인 루리는 새로운 환경에서 탄생된 미래의 인간, 즉 탈근대적 지식인이라는 것이다.

장시기 교수는 “탈영토화한 루리가 재영토화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도달한 지점에는 계몽적 합리주의가 주장하는 중심과 주변, 즉 다수와 소수라는 이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서구·백인·남성 중심주의에 의한 습관적 문화인 ‘아비투스’에 길들여진 지식인 계급인 루리는 탈영토화와 재영토화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삶과 세상을 인식하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철학의 천인합일론=유 교수는 “중국철학은 본래 자연물이 아닌 인간을 중심자리에 놓고 연구대상으로 삼는 독특한 사유구도를 지녔다”며 “이를 살펴보기 가장 좋은 것이 천인합일론”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천인합일 사상은 △자연법칙과 인사규칙의 일치성 △자연사물의 속성과 인격 품덕의 연계 △능동적 주체로서의 인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또한 유 교수는 천인합일론의 배경이 되는 ‘천인관계론’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우주에서의 인간의 지위를 탐구한 천인관계론은 크게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보는 자연주의 경향과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지만 만물의 영장으로 보는 인문주의 경향 두 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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