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은 입시를 거쳐 힘들게 대학에 오게 되면, 대학생들은 지난 세월을 보상받아야 한다는 듯이 다양한 문화를 섭렵, 공유하게 된다.
무엇보다 대학생이 엄연한 성인으로 인정을 받게되는 절묘한 코드가 바로 ‘술’이다. 대학생들은 입학하자마자 선배들이 준비한 혹독한 음주 신고식을 통해 본격적인 성인의 음주 문화를 접하게 된다. 그리고 다양한 모임의 각종 술자리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진정한 주(酒)인이 된다. 아버지가 따라주시는 약주한잔에 쓴맛을 느꼈다면, 이제는 술의 달콤함이 무엇인지 느끼며 그 분위기를 즐기게 되는 것이다.
비로소 음주에 익숙해진 우리네 대학생들은 술을 단지 마실 거리가 아니라, M.T와 게임 등에 접목시켜 단체의 결속력을 강화시키는 오락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게다가 사람은 어느 정도 술취하게 되면 솔직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대학생들은 친밀한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술을 마시기도 한다.
그러나 음주의 이러한 긍정적 기능의 이면에는 강제적인 음주 행위와 폭음 등으로 각종 폭력행위와 음주운전을 야기하고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오는 단점도 있다. 술을 마시는 것이 사람과 모임에 대한 애정이고,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은 멋있는 사람이라는 잘못된 생각이 사회 문제를 발생시킨다. 대학생들의 잘못된 술자리가 내 동기, 내 선·후배를 아프게 하는 것이다.
대학생이 어엿한 성인으로 인정을 받았다면, 폭넓은 자유를 누리게 되는 만큼의 책임의식이 뒤따라야 한다. 대학의 음주 문화의 주체는 바로 ‘대학생’이다. 오늘 술자리는 강제적인 음주의 권유와 폭음이 아니라 함께 이야기하고 즐길 수 있는 유쾌한 시간으로 보내는 것이 어떨까. 올바른 음주 문화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최병호 (사과대 신방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