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화된 농업학 필요 느껴 반평생 학문 연구에 정진

하늘을 곱게 물들이는 석양은 반평생 한 길을 걸어온 당신입니다

소설 ‘상록수’에서 영신과 동혁은 지식인으로서 농촌계몽운동에 앞장선다. 나라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농민의 ‘깨어있는’ 의식이 시급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비록 소설 속 영신과 동혁은 아니지만 학생들에게 우리 농업의 소중함을 일깨우려 앞장선 교수가 있다. 우리나라 농업학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반평생 한길을 걸어온 조병찬(생명자원산업유통학) 교수.

“처음 연구를 시작했을 때 관련 서적 대부분이 일본 농업 이론에 기초한 책이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지.” 조 교수는 대학원에 다니던 시절, 당시 우리나라 농업관련 학문이 얼마나 미약한지 깨닫고 우리 농업 실정에 맞는 이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30여년 동안 농업 이론을 연구하고 이를 토대로 학생들에게 우리 농업의 중요성까지 일깨워온 조 교수는 국제화시대를 맞아 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말한다. “농업도 이제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농산물을 만들고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값싼 중국산 농산물 유입 때문에 우리 농산물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는 실정에서는 이와 같이 소비자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반평생 ‘농업의 발전’이라는 한 길만을 선택했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했던 조 교수는 이제 조금 다른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한다. “지금까지 내가 누군지도 모른채 농업 연구에만 몰두했으니 이제 나를 찾는 공부를 해야지.” 평소에도 삼국사기와 같은 고전 읽기를 좋아한다는 그는 고전 속 이야기에 비춰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봄으로써 스스로의 존재를 느끼려 하는 것이다.

퇴임 후에도 언제나 자신이 ‘동국인’임을 잊지 않겠다는 조병찬 교수. 그는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준 동국대학교와 그 구성원에게 정말 감사한다는 말을 남긴다. 조 교수의 하얗게 센 백발이 많은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지만 그의 모교사랑은 계절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상록수의 푸르름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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