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학사 수요 증가 대처에 쌓여가는 불만
재경학사, “이상적 가격, 낮은 자율성”
부족한 주택 공급으로 자취방 구하기 어려워
전문가, 상황에 따른 맞춤형 주택 정책 필요

지난주 수도권에 머무를 곳이 없는 지방 출신 학생들은 자취 재개를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냈으리라 예상된다. 그들이 선택한 주거지는 남산학사·재경학사·충무로역 일대 자취촌 등으로 여러 양상을 보인다. 우리대학 학생들이 주로 이용 중인 주거 형태의 현주소는 어디이며, 청년 주거 형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동대신문이 이에 대한 대답을 학생들의 목소리를 통해 전하고자 한다.

수요도, 불만도 증가하는 남산학사

남산학사는 우선선발대상자를 제외하고 각 단과대학별 신청 인원에 비례해 정원을 배정한다. 선발 기준은 ▲주소지 ▲직전 학기 성적 ▲직전 학기 상·벌점이며, 단과대학·입학전형·성별 등 입학 사정 범위 기준에 따라 적용한다. 남산학사 행정팀에 따르면 매 학기 기숙사 경쟁률은 약 3:1로 치열하다. 남산학사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751명으로, 19,000명에 달하는 학부 및 대학원 학생 수에 비해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기숙사 수요 증가에 따른 문제에 대처하고자 남산학사 측은 일부 방의 침대 하나를 2층 침대로 교체한 상태다. 이는 추후 3인 1실 전환을 위한 준비였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당분간 2인 1실로 운영될 예정이다. 또한 남산학사 측은 3인 1실로 전환될 경우에는 가구 재정비 및 별도 선발이 시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층고 낮은 남산학사에 2층 침대를 도입한 건 무리다”, “수납공간이 사라져 불편하다” 등 불만을 표출하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부담 없는 기숙사, 재경학사

또 다른 기숙사 형태로 재경학사가 있다. 재경학사란 수도권 소재 대학에 진학한 각 지역 출신 학생들을 위해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기숙사이며 ‘지역학사’로 알려져 있다. 재경학사는 각 지자체에서 운영비용을 지원하기 때문에 타 공공 기숙사에 비해 저렴한 편이며 하루 3끼를 제공하는 등의 장점이 있다. 재경학사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소재 대학에 재학해야 하며, 본인 출신 지역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기숙사에만 지원할 수 있다. 입주 자격 및 신청 방법 등 자세한 모집 내용은 기숙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해당 시·군청 홈페이지에서 모집 공고를 확인해야 한다.

지난 학기 재경학사에 거주했던 이경재(사회 22) 학우는 “재경학사의 가장 큰 장점은 금전적인 부분에 있다. 편의시설 및 식비를 포함한 고정 지출 금액이 월 15만 원 안팎으로 매우 저렴하다”며 재경학사 선택 이유를 밝혔다. 그가 거주했던 ‘경상남도 남명학사 서울관’의 경우 ▲독서실·스터디카페·헬스장 무료 이용 ▲호실마다 자유롭게 작동할 수 있는 난방 시스템 ▲학사 동아리 활동·서울 투어 등의 학사 내 행사들을 언급하며 추가적인 장점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통금 시간 및 학사 내 규율 등 준수해야 할 부분이 있어 불편했던 건 사실이고, 위치 특성상 교통이 좋지 않아 1시간 이상의 등하교 시간을 감수해야 했다”며 단체생활 및 통학 거리에서 오는 불편함을 단점으로 꼽았다.

재경학사를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추천하냐는 질문에 그는 “단점을 어느 정도 감안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방을 구할 때 금전적인 부분에서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으리라고 생각한다. 재경학사는 금전적인 부분에서 다소 이상적이기에 추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경상남도 남명학사 서울관 외부 전경 (사진=경상남도 남명학사 서울관 홈페이지.)
▲경상남도 남명학사 서울관 외부 전경 (사진=경상남도 남명학사 서울관 홈페이지.)

자취를 선택한 이들의 목소리

학교 근처 자취방에 거주하는 학생들도 많다. 기숙사 입사 실패, 자취에 대한 로망 등 자취를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구연수(중어중문 20) 학우는 지방에서 거주하다가 우리대학에 진학했기 때문에 입학 당시 기숙사 혹은 자취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자취를 선택하게 된 결정적 이유에 대해 구 학우는 “기숙사는 2인실 사용으로 인해 개인적인 공간이 없을뿐더러, 직접 요리를 해 먹기가 어렵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기숙사에서 지내는 것보단 자취가 나에게 더 맞는 환경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충무로 일대 자취방은 ▲높은 가격 ▲수요에 비해 부족한 공급 ▲열악한 주거 환경 등으로 빈방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대학 인근의 한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A 중개사는 “현재 충무로와 동대입구 근처의 평균 보증금과 월세는 각각 1,000만 원, 80만 원이다. 원래부터 비쌌던 곳이라 전에 비해 가격 인상률이 높진 않지만, 물가상승과 금리인상으로 인해 집주인도 월세를 낮춰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높은 가격으로 인해 결국 친구 집에 살기로 한 최 모씨(영어통번역 20)는 “월세와 관리비까지 더했을 때 부담해야 할 액수가 만만치 않았다. 통학 시간을 줄이려 자취를 하는 건데, 아르바이트 시간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 자취를 하는 게 맞는 건지 의구심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A 씨는 “학생들이 휴학을 하고 방을 빼지 않으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고도제한으로 인해 학교 근방에는 원룸 자체가 적은 편”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학생들은 경제적 이점을 1순위로 생각하기 때문에 방을 어렵게 구했어도 주거 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많다. 방을 구할 때 어려움을 겪었던 장 모씨(중어중문 18)는 “부담되는 가격에도 빛이 들지 않고, 옆 건물과 붙어 있어 방음도 잘 안되는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는 게 문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대학 자취촌 일대 (사진=임재경 기자.)
▲우리대학 자취촌 일대 (사진=임재경 기자.)

청년 주거, 해결책은 무엇인가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청년 맞춤형 정책의 부재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며 “단기적인 시선에서 원룸만을 공급한다면 인구 감소 시 문제가 된다. 학생·직장인 등 상황에 따라 필요한 주택 형태가 다르기에 정책도 세분화될 필요가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와 같은 상황 속 지난 8월 22일부터 신청을 받기 시작한 청년월세지원사업은 중앙정부 예산을 투입한 최초의 청년주거지원사업으로 이목을 끈다. 해당 사업은 만 19세-34세 청년에게 월세 20만 원을 1년간 지원해, 방학으로 인해 수급기간이 연속적이지 않더라도 사업 기간 내(2022년 11월-2024년 12월)라면 12개월 분을 지원받을 수 있다. 대상자는 보증금 5,000만 원 이하, 월세 60만 원 이하인 주택에 거주해야 한다. 이외에도 청년가구와 원가구(청년과 부모를 포함한 가구) 소득 조건에 따라 대상자 여부가 판정되므로 신청을 원하는 청년들은 복지로 홈페이지 모의계산을 통해 자신이 지원 대상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업에 대해 권 교수는 “지원이 필요한 이들에 대한 파악을 정부가 얼마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급 조건 설정 등의 절차를 통해 정말 필요한 이들이 지원받을 수 있는 꼼꼼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정책의 개선 방향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추후 인구 감소가 진행되면 주택 마련이 더 쉬워질 것”이라며 내 집 마련에 너무 성급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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