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활동 인상률 중 영화값이 제일 높아
관람료 인상 논란 속 주목받은 대한극장
대형 극장, 합리적 수준의 서비스 제공 필요

 

코로나로 얼어붙었던 국내 영화관 사업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관련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극장 매출액은 4,52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1%(2,666억 원)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상반기 전체 매출액(9,307억 원)의 절반 가까이 회복한 수치다. 영화관 사업의 부활 조짐이 보이는 한편, 주요 멀티플렉스의 관람료 인상 논란이 이를 방해하고 있다. 대형 영화관이 지속해서 가격을 인상하자 관객들의 불만이 제기되며 논란이 된 상황이다. 비싸진 영화관람료 탓에 저렴하게 영화를 보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영화관람료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논란 속에서 저렴한 영화관으로 유명세를 탄 충무로 대한극장을 동대신문이 알아봤다.

물가상승 가속화에도 영화관람료 인상률 유독 높아
최근 국내 극장가를 책임지고 있는 대형 멀티플렉스의 가격 인상 단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이 크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3사는 팬데믹 기간동안 영화관람료를 꾸준히 인상시켰다. CGV의 경우 20년 10월, 21년 및 올해 3월 세 차례 영화관람료가 인상됐다. 롯데시네마는 20년 하반기와 작년 상반기에 이어 올해 7월에 요금을 일괄 1,000원 인상했다. 두 극장 모두 팬데믹 이후 총 3번의 인상을 거쳤다. 지속된 인상으로 현재 주요 극장의 성인 2D 영화 관람료는 평일 14,000원, 주말 15,000원이 기본이다. 특별관 관람료는 2만원을 넘어선다. 극장으로의 발길이 줄어든 이유다.영화관람료의 인상률이 타문화 활동에 비해 유독 높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2년 7월 영화관람료의 소비자 물가 지수(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 통계)는 128.81이었다. 3년 전 같은 달(97.418)보다 약 32%(31.392)나 높으며, 타문화 활동 운동경기관람료(7%), 공연예술관람료(0.8%), 놀이시설 이용료(16%)의 상승 폭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2019년 대비 2022년 영화 관람료 소비자물가지수 (일러스트=김다영 기자.)
 ▲2019년 대비 2022년 영화 관람료 소비자물가지수 (일러스트=김다영 기자.)
 ▲2019년 대비 2022년 7월 항목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일러스트=김다영 기자.)
 ▲2019년 대비 2022년 7월 항목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일러스트=김다영 기자.)

 

어쩔 수 없었다는 극장업계, 소비자 반응은 ‘싸늘’
주요 극장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손실 등이 관람료 인상의 이유라 밝혀왔다. 실제로 CGV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년 2월 이후로 현재까지 적자를 기록해왔다. 또한 극장업계는 영화관람료 인상에 따라 고객들의 부담이 늘어난 점에 있어 송구하다며 영화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적인 관람 환경과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배지혜(중어중문 22) 학우는 “가격 인상과 영화관 내부의 디스플레이 및 음향 기술 향상이 비례하지 않는 것 같다”며 환경이 그대로인 것에 비해 영화관람료 인상률이 높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는 영화 한 편을 관람할 수 있는 가격으로 무려 한 달 동안 여러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민경(경영 21) 학우는 “영화관람료가 부담돼 저렴한 가격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비싸진 관람료에 따라 소비자들은 극장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 이어 OTT의 1개월 이용권 요금과 영화 한 편의 관람료가 별반 다르지 않음에 따라 가격 인상은 되려 관객 동원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60여년, 여전히 충무로를 지키는 대한극장
불거진 영화관람료 인상 논란 속에서, 우리대학가 충무로의 대한극장이 주목받았다. 대한극장은 미국의 20세기폭스필름이 설계와 감독을 담당해 1958년에 개관했다. 개관 당시 1,900여 석의 좌석을 갖추고, 우리나라 최초로 70mm 영사기를 도입한 대형극장으로 유명해졌다. 해당 영사기 덕분에 국내에 수입된 ‘사운드 오브 뮤직’, ‘닥터 지바고’ 등 유명 70mm 영화의 대부분이 상영됐고 특히 1962년 상영한 영화 ‘벤허’가 7개월의 장기 상영 및 7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벤허 극장’이라고 불렸다. 이후 ‘로보캅’, ‘백투 더 퓨처’ 등의 인기에 힘입어 대한극장은 1985년부터 1987년까지 3년 연속으로 관객동원 1위를 차지하고, 전성기에는 146만 명의 연 최고 관객동원을 기록했다. 2000년대 들어 극장의 형태가 단순 영화상영에서, 멀티플렉스관으로 전환되자 대한극장도 2001년 8개의 상영관을 갖춘 지하 1층, 지상 8층의 현재 모습으로 재개관했다.

    ▲재개관 이전의 충무로 대한극장 (사진제공=서울 중구청.)
    ▲재개관 이전의 충무로 대한극장 (사진제공=서울 중구청.)

 

반값 티켓, 일반영화관 대한극장의 생존전략
이번에 주목받은 대한극장의 영화관람료는 조조 가격이다. 대한극장의 조조 요금은 평일 7,000원, 주말 8,000원이다. 지난 2월 대한극장이 영업시간을 단축해 조조 시간대가 12시부터 1시임을 감안하면, 멀티플렉스 극장 영화 관람료의 반값인 셈이다. 일반상영 시간의 경우, 대학생은 9,000원, 우리 학생은 8,000원에 영화 관람이 가능하다. 이러한 시간 조정과 값싼 관람료는 대형극장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한극장의 생존전략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대한극장은 지난해 약 40년 동안 종로에서 운영했던 서울극장이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아 폐업하며 사대문 내 마지막 일반영화관이 됐다.

                ▲충무로 대한극장 전경 (사진제공=서울 중구청.)
                ▲충무로 대한극장 전경 (사진제공=서울 중구청.)

 

대형 극장, 앞으로의 과제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은 코로나19 이후 적자 누적을 이유로 수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하며 경영상 어려움을 소비자와 나누고 있다. 한편 극장의 위기에도 영화관으로 향하는 꾸준한 발걸음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예은(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21) 학우는 “극장의 큰 스크린과 음향으로 몰입도가 커 영화관에서의 관람을 선호한다”며 “아이맥스나 4D 등 특별 상영관에서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다”고 덧붙였다. 대형극장은 관객들이 가격 인상의 합리적 이유를 찾을 수 있도록 극장만의 양질의 혜택과 서비스 향상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