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즘과 아마추어리즘에 충실하자

오늘날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어떠한 수준의 지식과 정보, 여론과 동향이라도 거의 공개되고 일반화된 현실에서, 동대신문이 여전히 대학의 중요한 언론으로서의 권위와 책임을 다하면서, 아울러 대학을 홍보하는 역할도 수행하는 등 종래의 역능을 더 이상 지속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더구나 대학 홍보도 이미 학교 당국이 독자적으로 제작해내는 ‘동국의 창'이나 ‘동국타임스' 및 웹진 등의 수단으로 충분히 소화되고 있다. 따라서 학교 당국이나 구성원들은 동대신문의 존재가치 자체를 회의적으로 진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동대신문은 용도 폐기될 위기인가. 그렇지 않다. 새로운 동대신문의 정체성은 이전에 누려왔던 학내 정보의 독과점, 학생운동에 경향한 과잉된 이념 편향, 학교 홍보지 역할 수행 등의 부담과 안주에서 과감하게 벗어나는 것으로부터 찾아야 한다.

어떻게 환골탈태할 것인가. 초심으로 돌아가자. 대학의 아카데미즘과 아마추어리즘에 더 충실하자. 등돌린 교수·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해내야 한다. 학술·연구 정보의 다양한 안내, 학생들의 신선하고 신랄한 발언, 교직원의 실무 현장의 목소리를 예각적으로 담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내에 일어나는 사건의 후속적 보도나 대중매체에서 이미 훑고 지나간 이슈에 대한 재탕, 어설픈 시사적 논평 등으로 어정쩡하게 나열하는 구색맞추기의 안일함을 극복하자. 다양한 독자 참여의 지면을 늘이고, 인터넷 서비스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수들이 연구와 교육의 과정과 성과에 관련된 정보를 동대신문을 통해 우선적으로 공개해내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애정을 가져주어야 한다.

이제 교수와 직원, 학생들이 한결같이 동대신문을 위한 정보의 생산·제공자이면서 수용자로서 방관과 외면의 타성을 벗고 생산적 비판자가 되어주기 바란다.
아울러, 학생기자들의 자성과 역량 강화가 적극적으로 요구된다. 이는 기자들의 개별적 자질과 노력도 필요하지만, 학교 당국의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제도적 지원을 통해 유도되어야 한다. 동대신문은 학내 언론기관이면서, 한편으로 학생들의 교육실천의 현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동대신문의 정체성이 희박하다는 질타와 폄하 이전에 진정한 대학 문화와 청년 문화를 창달하는 본래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대학 당국과 전 구성원들이 전향적이고 긍정적인 독려의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최 순 열
(사범대 국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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