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드라마는 그 시대의 사회를 나름대로 해석하여 허구적으로 재구성한 사회문화적 구성물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파리의 연인'등의 드라마가장안의 인기를 끈 원동력은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신데렐라 콤플렉스 때문이었다. 신데렐라 콤플렉스란 자기자신의 능력으로서 자립할 자신이 없는 여성이 마치 자신의 인생을 일변시켜줄 왕자가 나타나기를 기대하는 심리다. 즉 남성에게 보호되어 살아가고 싶어하는 여성의 의존 심리를 말한다.

그 동안 여성들은 잠재의식적으로 남성이 만들어 놓은 오래된 억압의 굴레를 깨닫지 못한채 모순적이게도 남성을 보호막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억울한 일이다. 나를 돋보이게 해줄 돈많은 남자가 없으면 나의 존재의 이유조차 잃어버린다는 것은 드라마의 내용 자체가 비현실적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남에게 무조건적으로 기대려는 심리가 옳지 못하다는 것이지 왕자님을 만나고 싶어하는 마음을 비난하려는 게 아니다.

내 능력의 키를 한 뼘만 더 키우자. 그것이 내 존재의 이유이고 화려하게 자기를 실현하는 길이다. 내 키가 쑥쑥 자라면 그토록 바라던 왕자님이 제발로 찾아올지도 모를 일이다.
적어도 왕자님 앞에 구두를 벗어놓는 초라한 태도를 거부하고 싶다면, 언제나 환상 속에서 행복하고 싶지 않다면 조금만 더.

정미진(문과대 국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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