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 ‘서울의 기후변화 대응 현 주소’ 살펴

서울시의 환경 관련 정책에서 시민들의 참여를 더욱 활성화 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발표 됐다.

지난 18일 덕암 세미나실에서 열린 C40 관련 시민포럼에서 김운수 시정개발연구원 박사는 “시민의 참여 없이는 기후 변화 대응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서울시가 정책을 내놓아도 시민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기후변화 대응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없는 만큼 시민 단체와의 생산적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뒤이은 이상훈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위원도 “직접적인 시민들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며 시민 단체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 하지원 서울시의회 환경 수자원회 의원은 “환경 정책은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며 “기술 위주의 정책으로 너무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첨단 절약 기술의 제품이 나타난다 해도 야기되는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인해 절약효과가 상쇄된다”며 첨단 기술 지상주의의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의 구체적 계획 없는 무리한 목표에 대한 비판도 같이 나왔다.

이유진 녹색연합 기후에너지 국장은 “서울시는 2007년 ‘서울 친환경 에너지 선언’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에너지 이용률을 2000년 기준으로 15%까지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상황을 보면 목표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며 서울시가 과도한 목표치를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부분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관이 절반에 가까이 서울에 밀집되어 있어 보다 적극적으로 전력수요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도 밝혔다. 또 “서울의 기후변화 대응 체제가 보다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에너지 기후변화대책 전담 실행 기구를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또 현재 서울시의 정책들이 실속보다 너무 겉치레에 치중한다는 지적도 같이 있었다. 서울그린트러스트 이강오 사무처장은 도시 열섬에 관한 발표에서 “옥상 녹화 공사가 실속보다 겉치레에 집중하는 경향이 우리나라에선 짙다”며 “우리나라는 10개의 옥상 녹화를 할 수 있는 돈으로 디자인이 예쁜 하나의 정원을 만들어 놓고 만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이번 세미나는 서울시의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고찰이 주 내용을 이뤘다. 하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내세우지 못했다는 따끔한 지적도 같이 나왔다. 건축공학부 전영일 교수는 “토론들에 구체적인 대안들이 없고 겉핥기만 하는 것 같다”며 뚜렷한 대안이 없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C40는 지구 온난화의 80%가 지구 표면적의 2%를 차지하는 대도시에서 발생한다는 자각에서 만들어진 기구이다. 대부분의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대도시들이 모여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감축을 논의하자는 것이다. 1차 회의는 2005년 런던에서, 2차 회의는 2007년 뉴욕에서, 이번에 열린 3차 회의는 지난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 서울시는 다른 도시들과 함께 공동으로 이산화탄소를 줄여 나간다는 ‘서울 선언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C40 회의 개최 전에 환경 관련 시민 단체들이 현재 서울의 기후변화의 대응 및 현 주소를 살펴 본 것이다.

한편 지난 22일 환경 연합은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가 녹지를 없애고 초고층 빌딩을 지으면서 ‘친환경 도시’라 표방하는데 의구심을 표시했다. C40 회의에서 채택한 서울 선언문이 강제력이 없는 만큼 생색만 낼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서울시는 현재 상암 DMC, 제2롯데월드 건축 허가, 한강 르네상스, 자전거 도시 등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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