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흑마늘로 2백만불 계약 성사 … 현재 해외 홍보기업만 모두 7개

흑마늘에 ‘흑’자도 모르던 싱가폴 상인들이 어떻게 200만 달러의 수출계약에 사인했을까. GTEP(글로벌무역전문가양성사업)사업단은 의성흑마늘을 상품으로 싱가폴 국제박람회에 참가해 200만 달러 상당의 계약과 3천달러 상당의 현장수출계약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07년 6월, 지식경제부가 주관하고 한국무역협회가 후원하는 ‘글로벌무역전문가양성사업(GTEP)’에 우리대학이 선정됐다. 총 19개 대학이 선정된 가운데, 서울지역 대학은 우리대학을 비롯해 숭실대와 경희대다.

대학생들로만 구성된 사업팀은 비영리단체로, 기업을 발굴해 해외 마케팅을 하기까지 학생들이 모든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최근 들어 본 사업단이 해외로부터 혹은 국내적으로 이목을 끌고 있는 이유는 사업단이 국내 농산물 시장에 관심을 갖고 해외 마케팅을 연구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업단의 취지가 중소기업의 활성화를 위함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월, 우리대학 글로벌무역전문가양성 2기 사업단의 사업 1팀은 의성흑마늘영농조합과 MOU를 체결하는 등 200만불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일종의 ‘소규모 무역회사’가 대학 안에 자리 잡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GTEP은 Global Trade Experts Incubating Program의 줄임말이다. 사업단명에서 느껴지듯 아시아지역에 대한 비즈니스 마케팅 전략으로, 핵심 무역 인재를 양성해 내는 것이 GTEP사업단의 최종 목표다.
기업이 요구하는 현장 중심형 글로벌무역인 양성 및 ‘무역 1조불 조기달성’이라는 국가 목표에 부합되도록 사업을 진행 중이다.

성상원(국제통상4) 단원은 “국내의 수출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의 상품은 어떤 것이든 외국에 매치 메이킹(Match Making)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사업단이 하는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GTEP사업단은 국내의 상품을 해외 바이어들에게 소개하고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역 실무에 대한 강의 경청은 물론 해외 기업을 상대할 때 필요한 외국어 습득에도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사업단 자체적으로 외부 강사를 초빙해 러시아어, 중국어, 아랍어와 같이 UN이 정한 4대 세계어에 속하는 언어들은 필수로 교육 받고 있다. 물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언어인 영어는, 단원들에게 기본이다. 단원을 선발할 때 영어가 선발 조건인 것은 아니다.

모두 해외 마케팅을 하며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것이 영어 실력의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김화영(국제통상4) 단원은 “4개국어 외에도 몽골어도 배우고 있는데, 쉽지 않다”며 “언어를 완전히 섭렵하면 좋겠지만, 비즈니스 쪽으로 초점을 맞춰 필요한 부분부터 배워나가고자 한다”고 말한다. 단원들 사이에서 모든 언어는 제 2의 비즈니스 외국어로 통하는 만큼 언어 문제는 철저히 준비 중이다.

글로벌무역전문가양성사업단은 순수하게 학생들로만 구성돼 있다. 때문에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학업에 충실해야하는 학생으로서의 어려움이 있다. 김화영 단원은 “사업단 일도 많고, 들어야 할 특강에, 배워야 할 언어, 또 학교 공부까지 소화해야 할 것이 많다”며 “처음에는 불가능한 일일 것 같았지만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말한다. 이에 성상원 단원은 “우리 대원들의 이러한 도전정신 탓에 단원들의 성적은 모두 최상”이라며 웃어 보인다.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그 동안의 경험들을 토대로 나름의 노하우가 생기기도 했다. 수업 때 이뤄지는 팀플의 과정과 비슷한 개념이다. 의견이 충돌할 때는 무조건 ‘우선가치’를 생각한다. 단원들의 주관성은 일단 배제시키고 객관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선택을 한다.

국내 중소기업 선정, 해외시장조사, 바이어 발굴, 해외 마케팅 전략 수립 등 단원들은 모든 과정에 직접 관여한다. 한 때 단원들은 ‘동국대 GTEP’을 중소기업들에게 홍보하고자 한 학기 내내 매진하기도 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당시, 회사측에서는 동국대 GTEP 사업단을 잘 모르는 상태였다. 또한 사업단의 경력도 없던 때라 기업 발굴의 과정에 가장 애를 먹었다.

서로가 믿고 맡기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대학만의 특성화 전략을 반영한 홍보 책자 배포에 더욱 신경을 썼다. 홍보물을 메일로 보내기도 했지만, 직접 일일이 기업을 찾아다니며 배포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당시의 어려움은 말 그대로 ‘맨 땅에 헤딩하는 격’이었다.

하지만 과거에 힘들게 고생한 탓에 현재는 그 성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싱가폴에서 열린 ‘뷰티아시아 2009’ 해외 전시회에서는 의성흑마늘영농조합의 흑마늘 엑기스와 통흑마늘을 가지고 참가해, 독특한 홍보전략 및 부스 디자인으로 외국 바이어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시회 참가자 중에는 유일하게 어깨띠를 착용해 홍보를 극대화시키고, 사업단과 상담을 마친 바이어들에게는 기억해 달라는 의미에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 전달하기도 했다.

또한 전시회 기간 중 의성흑마늘의 샘플을 자체 제작한 소형 쇼핑백에 담아 나눠주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200만 달러 상당의 계약과 80여건의 상담실적, 3천 달러 상당의 현장수출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풍성한 성과였다.

GTEP 사업단의 이러한 성과는 입소문을 타며 현재는 기업에서 직접 판매 요청이 들어오기도 한다. 실제로 의성흑마늘영농조합 실적을 올린 이후, 의성흑마늘업체의 직원들이 타업체의 상품을 부탁해 왔고, 덕분에 (주)청아띠의 고춧가루 판매도 우리대학 사업단이 맡게 됐다.

단원들은 항상 일을 시작하기 전 혹은 일을 끝마친 후 외치는 구호가 있다. “Go for trade, GTEP is coming”. 그들의 땀과 열정으로 일궈낸 사업들. 사업은 일사천리로 구호처럼 진행되고 있다.

GTEP사업단의 단원들은 현재 20여명 정도다. 20여명의 단원들이 회의하고, 연구하며 작업을 진행하기에 연구실 공간은 다소 비좁다. 김화영 단원은 “외부 기업체 분들이 오시면 회의도 많이 해야 하고, MOU체결은 격식 있는 장소에서 진행돼야 하지만 장소가 마땅치 않을뿐더러 컨퍼런스 홀 같은 장소는 대관 절차도 까다롭다”고 말한다.

GTEP사업단이 아직까지 2기밖에 되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홍보가 되지 않은 탓일 수도 있다.

하지만 GTEP사업단의 가시적 성과가 홍보될 때는 단순히 GTEP이 아닌 동국대 GTEP이라는 이름으로 홍보된다. 국내 중소기업과 해외 시장을 연결시켜줬을 때, GTEP사업단에게 배분되는 수익률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액수도 아닌데다, 받은 액수는 모두 단원들의 교육적 목적으로 다시 환원된다. 결국 ‘보람’외에 그들의 주머니에 채워지는 실속은 없는 셈이다.

앞으로 GTEP사업단 단원들의 목표는 동아시아의 무역 전문가로, 사업단 목적대로 글로벌한 인재로 성장하는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도 많다. 화장품의 경우, 해외 시장에 한류의 영향이 미치면서 한국 제품들의 인기가 상당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흑마늘 사업처럼, 외국인들에게 흑마늘의 효능을 소개하기도 전에 냄새에 질색해 평가절하되는 경우도 많다. 지금으로서는 동아시아권에 국내 제품을 판촉하는 것이 보다 가능성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단원들은 미국 및 북미쪽의 진출도 바라보고 있다. 더 많은 세계권에 국내 물품을 홍보하자면 차근히 풀어나가야 할 숙제인 것이다.

GTEP사업단은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홍콩과 캐나다, 뉴질랜드에 단원을 파견해 현지 바이어들의 성향 조사 및 해외 마케팅 연구프로젝트 진행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내년 2월 싱가폴에서 열리는 국제식품박람회 ‘Natural Asia' 참가도 고려중이다.

사업 기획부터 부스 설치 및 세팅, 바이어들 상담까지. 어떤 과정도 그들의 손을 거치지 않는 작업이 없다. 그야말로 자수성가한 사례다.

GTEP사업단은 일반 사기업과는 달리 학내의 사업단이기 때문에 계약 조건에 있어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조율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GTEP사업단이 담당하고 있는 마케팅 기업은 의성흑마늘영농조합, (주)청아띠, LAKASA 등 총 7개 기업이다. 하지만 이제 동아시아권을 넘어 북미권으로 시장의 한계성을 극복한다면 담당 마케팅 기업 수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세계 시장에서 ‘made in korea’의 문구가 자주 노출될 수 있도록, GTEP사업단은 지금 이 순간에도 노력하고 있다. 그들의 바람처럼, 세계 속의 한국이 실현될 그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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