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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신문 기자가 직접 체험해봤다!
  • 권세은·정서윤 기자
  • 승인 2019.03.04
  • 호수 1603
  • 댓글 0

고기 없인 못 산다고 말하는 두 기자. 3일간 채식주의자로 살기로 무모한 도전을 했다. 과연 3일간 이들의 삶은 어땠을까?

서윤이의 ‘락토 오보’ 채식 체험기

1일 차: 락토 오보(Lacto Ovo, 생선과 육류를 먹지 않는 채식)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한 첫 번째 날, 무심코 베이컨 샌드위치에 손을 뻗었다. 결국 채식주의자로서의 첫 끼는 고구마와 우유 한 잔, 그리고 딸기. 목이 메었지만 단맛을 느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점심 메뉴는 찹쌀밥, 샐러드, 계란 장조림 그리고 시금치나물. 평소 고기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가리는 거 없이 잘 먹는 편이라 무난히 넘어간 편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조금만 움직여도 뭘 먹었는지도 모를 만큼 배가 깨끗이 비워지는 느낌이었다.
2일 차: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었다는 말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차려 먹은 게 찹쌀밥과 호박, 고사리, 취나물, 된장찌개, 계란 후라이 그리고 땅콩이었다. 아침부터 든든하게 식사를 하니 군것질을 할 공간이 남아 있지 않은 기분이었다. 먹고 싶은 것 위주로 먹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생각하며 한 끼 한 끼를 몸에 저장하는 느낌을 받았다.
3일 차: 드디어 마지막 날이다. 아침은 고구마로 해결하고 이태원으로 나섰다. 비건 식당으로 유명한 ‘플랜트(PLANT)’에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식당에 앉자마자 눈에 띈 건 외국인 손님들과 영어 메뉴판이었다. 우리가 시킨 것은 칠리치즈 버거와 크리스피 두부 커틀렛 버거. 고기를 먹지 않아도 햄버거의 맛이 난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다만 식감이 고기와는 다르게 푸석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고기만큼의 식감을 주지는 못했지만 크게 공허함은 느끼지 못했기에 먹을 만했다.
총평: 락토 오보 채식을 3일 동안 한 뒤 놀랍게도 몸무게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확실한 건 몸이 개운해진 것이었다. 만약 건강과 환경에 확실한 신념이 있다면 채식을 해도 만족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세은이의 ‘비건’ 채식 체험기

1일 차: 친구들과 함께 아침을 먹었다. 아무 생각 없이 식당에 들어가서 음식을 주문하려던 찰나, 오늘부터 비건 시작이라는 걸 깨달았다. 온통 고기뿐인 메뉴에서 그나마 건진 건 영양밥과 샐러드. 드레싱에 마요네즈가 들어가서 그마저도 못 뿌리고 진짜 풀만 먹었다. 그 후에 카페에 가서도 우유와 달걀을 못 먹어서 먹을 수 있는 디저트가 없었다. “타르트 사줄까? 오늘 아니면 안 사줄 거야”라며 약 올리는 친구를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 점심을 바나나 두 개로 버티고 집에 가서 된장찌개, 구운 김, 순두부, 깻잎장아찌로 저녁을 차려 먹었다. 두 끼를 밖에서 부실하게 먹다가 이렇게 먹으니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이었다.
2일 차: 아침으로 우유 없이 퍽퍽하게 고구마와 바나나를 먹었다. 먹는 즐거움이 없어서 식욕도 없고 금방 소화가 됐다. 점심에는 떡볶이를 만들어 먹기 위해 마트에 갔다. 시중에 나와 있는 떡볶이 양념에는 놀랍게도 대부분 고기나 생선이 들어가 있었다. 배가 고픈 와중에 양념까지 직접 만들어 먹은 떡볶이는 내 생애 손꼽히는 떡볶이가 됐다. 오늘도 카페에 갔는데 라떼가 그렇게 먹고 싶었다. 눈물을 머금고 택한 건 아메리카노. 먹을 수 있는 커피가 아메리카노밖에 없다니 새삼 충격이었다.
3일 차: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밖에서 사 먹었는데, 3일 중 가장 풍족하게 먹으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아침은 순두부찌개였다. 기본 육수에 멸치가 들어간다는 아주머니께 채식 중이라 빼주실 수 있냐고 여쭤보니 맹물에 해주겠다고 하셨다. 맛은 확실히 조금 아쉬웠지만 뭔가 특별한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정 기자와 ‘플랜트(PLANT)’에서 콩고기를 접하며 색다른 점심을 먹었다. 저녁에는 친구와 채식 메뉴가 있는 식당을 찾아갔다. 들깨 버섯 덮밥과 치즈를 뺀 알리오 올리오를 주문했다. 들깨 버섯 덮밥은 3일간 먹었던 음식 중 단연 최고였다. 이후 카페에서 케이크로 날 유혹하는 친구에게 넘어갈 뻔했지만, 몇 시간 남기고 무너질 순 없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성공적으로 3일간의 완전 채식을 마무리했다.
총평: 3일이 너무 짧았던 걸까. 채식 후 크게 느껴지는 신체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과식을 하지 않게 되고 소화가 잘되는 것이 큰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유와 달걀만 먹을 수 있다면 그런대로 할 만할 것 같다.

권세은·정서윤 기자  dgupress@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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