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관계발달이론은 《육방예경六方禮經》에 잘 나타나 있다. 인간의 발달주기에 대한 부처님의 말씀을 이 경전을 통해 살펴보면 독특하게 부모 영향기, 선생 영향기, 배우자 영향기, 친구 영향기로 나누어져 있다. 해가 떠서 지는 것과 4계절의 변화를 은유한 동·남·서·북의 네 방위를 활용하여 1차적으로는 삶을 돌아보게 하고 2차적으로는 ‘나’라는 자기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 중요한 대상들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성장을 파악하도록 하고 있다.
나의 보호 요인이자 때로는 위험 요인이기도 한 각 발달 주기별 ‘주요한 타자’들을 살펴보면 현재의 나의 위치를 알 수 있다.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지’ 궁금하면 지금까지 인연 맺은 ‘주요한 타자들’과의 관계를 떠올려보면 되고 만약 그중 누군가와 아직까지도 풀지 못한 응어리가 있다면 바로 그 사람을 지금 이 자리로 소환하면 된다.
“그때 나에게 왜 그러셨어요?”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보며 이렇게 질문하게 되면 마른 풀 불에 사라지듯, 용광로에 눈 녹듯 오래 맺혀 있던 모든 것들이 자취를 감추게 된다.
육방에서 사방을 뺀 나머지 상하 방위는 선지식과 아랫사람과의 관계를 상징하고 있다.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맥락으로 보면 위쪽 방위는 발달을 통해 자기 본성을 회복한 사람을 만나 자신도 그와 같이 본래 자기를 회복함을 상징하는 것이고 아래 방위는 그 회복의 경험을 공동체의 사람들과 나누면서 깨침을 사회화하는 건강한 전승을 의미한다. 
《육방예경六方禮經》을 활용한 청소년 프로그램에서는 “내가 만약 부처님이라면 무엇이 조금 다를까?”라는 ‘미라클  질문’을 통해 자신의 정체를 확인해보게 하고 있다. 질문에 보태어 부처님의 행동, 언어, 생각 그리고 감정을 써보게 하면 세상의 거의 모든 바름이 등장한다. 물론 너무 겸손하게 ‘본래부처론’ 에 선을 긋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본성을 자각한다. 이어서 공동체를 위한 자신의 역할을 질문하면 기발한 발상으로 주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을 쏟아낸다.
여섯 방위를 통해 자신의 외적 내적 발달을 점검하고 계발된 내적 역량을 공동체를 위해 사용한다면 전승된 깨침의 힘으로 더불어 행복한 ‘육방통(六方通)’ 세상이 열리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