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무시하고 떠드는 사람이 기자가 되면 얼마나 위험한지, 자기 말의 무게를 모른 채 함부로 말하는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겠어요.’ 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 ‘피노키오’의 명대사이다. 피노키오 증후군에 걸린 사람은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고, 사실을 말하면 딸꾹질을 멈춘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피노키오가 전하는 사실들이 모두 진실일 거로 생각한다. 하지만 만약 피노키오가 본 게 진실이 아니었다면?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사실들 속 진실을 가려내야 한다는 말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동대신문에 입사해 수습기자 생활을 하며 여러 사건을 취재했다. 내가 사건 현장에 있을 때도 있었지만 이미 벌어진 일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수소문해야 했다. 그런데 전해 들은 사실이 모두 진짜는 아니었다. 사실 속에는 와전된 정보도 있었고 거짓이 섞여 선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내 눈에 보이는 사실들이 진실인지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확인해야 했다.

진실이 아닌 기사를 실었을 때의 파급력에 대해 상상하면 언제나 두렵다. 거짓이 진실처럼 포장돼 유통됐을 때의 무서움을 알기에 기사 속 단어 하나, 문장 하나까지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말 한마디의 무게는 굉장히 무겁다. 내 말의 무게를 느끼며, 오늘도 최선을 다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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