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的(학적) 깊이는 별 것 없지만

學者(학자)대우 좋고

硏究資料(연구자료) 求(구하기) 쉬워

物質豐富(물질풍부) 幸福(행복)해 보여

소탈한 日人服裝(일인복장)

商業的根性(상업적근성) 얄미운 程度(정도)

趙演鉉(조연현) <本社主幹(본사주간)>

李丙疇(이병주) <文理大(문리대) 敎授(교수)>

 

○…親切(친절)지나쳐 오히려 不快(불쾌)…○

▲趙(조)=참 이번에 日本(일본)을 다녀왔는데요 그렇게 오랫동안 滯留(체류)하질 않아서 專門的(전문적)이거나 批判的(비판적)인 얘기는 할 수 없겠습니다만 그런대로 우리가 본 日本(일본)에 對(대)해서 얘길 좀 해볼까요? 먼저 日本(일본)을 본 첫 印象(인상)을 어떻게 받으셨는지 李先生(이선생)님부터…

▲李(이)=글쎄요, 난 23년만에 日本(일본)을 간건데 너무 急進的(급진적)인 發展(발전)을 했더군요. 그리고 우리들이 흔히 생각했던 것 보다는 다르게 發展(발전)한 感(감)이구요. 허지만 난 절(寺院(사원))이 많은 나라에 절(人事(인사))이 많은 것은 별로 좋아하질 않습니다. 日本(일본)에 절(寺院(사원))이 많은데다가 절(人事(인사))이 너무 많아요. 그놈의 절(人事(인사))이 따듯한 마음이란 하나두 없구 엉큼한 마음을 갖고 있거든요. 물론 商業的(상업적)인 根性(근성)으로 가진 돈을 몽땅 쓰도록 구슬리는 거겠지만 너무나 몹시 親切(친절)하니까 오히려 얄미울 정도로 不快感(불쾌감)을 느끼겠더군요. 그러니까 첫 印象(인상)은 좋지 못했죠.

▲趙(조)=나도 그런 點(점)은 느꼈습니다만…. 난 ‘하네다’비행장에 밤에 내리게 되었는데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니까 夜景(야경)이 참 좋더군요. 글쎄 무슨 童話동화)속에 나오는 궁전같은 느낌이었어요.

내가 그 후로 日本(일본) 여러곳을 다녀봤지만 그보다 더 좋은 印象(인상)은 얻질 못했으니까요.

 

○…豐富(풍부)한 物質(물질) 日人(일인)은 幸福(행복)해…○

▲李(이)=그런데 거 日本(일본)사람들 부지런한 點(점)만은 얼른 눈에 뜨이더군요. 길가는 사람들의 바쁜 걸음걸이를 보셨어요? 흐느적흐느적 걷는건 볼 수가 없더군요.

▲趙(조)=그건 참 그렇더군요. 대개 先入見(선입견)을 갖게 되는데 난 이번에 그걸 떠나서 日本(일본)이라는 나라를 똑바로 보려고 애썼습니다. 물론 時間的(시간적)인 餘裕(여유)가 없었으니까 批判程度(비판정도)는 안되겠소만…. 헌데 소박하게 말하자면 日本(일본)사람들은 퍽 幸福(행복)해보이더군요. 生産能力(생산능력)이 높아 物質(물질)이 풍부한데다가 行政(행정)이며 社會運營(사회운영)이 신속해서 발입니다. 물론 겉으로 보면 그렇다는 얘깁니다만. 좀 더 오랫동안 자세히 觀察(관찰)했더라면 批判(비판)할 만한 點(점)도 發見(발견)되었겠지만 二週日(이주일)동안 旅行(여행)하는 사람의 눈에는 하여튼 행복해보였어요.

▲李(이)=그건 저두 同感(동감)입니다.

▲趙(조)=그리구 物資(물자)가 풍부하니까 그러겠지만 좀 도둑이 없더군요. 골목 구석구석에 오토바이며 자전거가 그냥 세워져있는데 잃어버리는 일이 없다더군요. 물론 큰 강도나 유괴사건은 있는 모양입니다만요. 또 거지두 별루 볼 수 없어어요. 하니까 表面(표면)에 나타난 社會相(사회상)이란 훌륭한 셈이죠.

▲李(이)=난 社會相(사회상)을 그렇게 좋게만은 보지 않았는데요. 내가 빌려타고 다니던 自家用車(자가용차)의 ‘백‧밀러’가 깜쪽같이 없어진 일도 있었는데 어찌된 일이냐고 운전수에게 물었더니 좀 난처한 表情(표정)으로 “뭐 아이들 장난이겠죠”하고 말더군요. 그리고 아직까지 상이군인들이 길가에서 돈을 달라더군요. 물론 거지나 좀도둑이나 다른 나라에 비하면 없는 편이겠죠만.

 

소탈한 차림 銀座(은좌)를 活步(활보)

▲趙(조)=그런데 참 놀란 것은 日本(일본)사람들의 옷차림이 퍽 소탈한 點(점)이었습니다.

銀座(은좌)라면 우리네의 明洞(명동)보다 더 화려한 거린데, 盛裝(성장)하고 걷는 사람이 없고 모두들 허름한 옷차림인데 活動(활동)하는데 便利(편리)한 것을 爲主(위주)로 옷을 입고 다니더군요.

▲李(이)=그렇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하기를 日本女子(일본여자)들이 그 멋있는 ‘기모노’나 입고 있을 줄 알았는데 全然(전연) 그렇지가 않거든요. ‘기모노’는 너무값이 비싸서 아주 貴(귀)할 때만 입는다더군요. 그리고 女子(여자)들은 아주 간소한 洋裝(양장)일 뿐이에요. 헌데 참 日本(일본)사람들이란 人情(인정)머리가 없더군요. 버스 안에서 애업은 女人(여인)이 자리가 없어서 서가는걸 마치 當然視(당연시)하고 있더라니까요. 그러나 食母(식모)대우는 우리나라 敎授(교수)대우예요. 그런데도 글쎄 食母(식모) 구하기가 어렵다는 판이니…

▲趙(조)=그건 食母(식모)만이 아니라 下級(하급)에 속하는 職場(직장)일수록 대우가 좋고 사람구하기가 어려운 實情(실정)이라더군요. 食堂(식당)이나 ‘빠찡꼬’ 그리고 이발소 같은데서 아주 “대우좋음. 기숙사 있음. 사람을 募集(모집)하고 있음”하는 式(식)의 커다란 간판을 걸어놓고 있더군요. 헌데 日本(일본)의 大學生活(대학생활)에 對(대)해서는 자세히 돌아보질 못했는데…

 

學的(학적)깊이는

대단치 않아

▲李(이)=한마디로 해서 愛校心(애교심)이 굉장하더군요. 卒業生(졸업생)이나 在學生(재학생)이나 할 것없이 母校(모교)를 위해서라면 대단한 熱誠(열성)들이예요. 그리구 學生(학생)들의 學的(학적) 깊이는 대단치 못하고 대부분이 우리나 마찮가지로 學點(학점)따는데만 치우쳐있더군요.

▲趙(조)=하기는 大學卒業者(대학졸업자)는 各企業體(각기업체)에서 서로 데려갈려고 야단들이더군요. 헌데 교포대학졸업자는 日本企業體(일본기업체)에서도 써주질 않고 교포가 경영하는 大企業體(대기업체)에서도 채용하질 않아서 큰 問題(문제)더군요. 교포에 對(대)한 日人(일인)의 理解(이해)가 不足(부족)하고 또 信用(신용)을 얻지못한 原因(원인)으로 봅니다만….

▲李(이)=日本大學(일본대학)의 講義(강의)에도 들어가 봤는데 딱딱한 時間(시간)인데도 “그만 합시다”하는 소리는 나오지 않더군요. 自治活動(자치활동)도 퍽 豐富(풍부)한 돈과 스케쥴로 展開(전개)되고 있는데 大學後援會(대학후원회)에서 經費(경비)를 전담하다시피해주는 모양이더군요.

▲趙(조)=그런데 교포 學生(학생)들은 日人학생(일인학생)과 달리 自治活動(자치활동)을 하고 있는데 거기다가 또 南‧北(남‧북)으로 갈라져서 여간 어려운 實情(실정)이더군요.

 

○…硏究資料(연구자료)들 손쉽게 求(구)해…○

▲李(이)=그런데 日本學界(일본학계)를 돌아보고 부러운 점이 참 많았습니다.

▲趙(조)=學界(학계)의 환경이 좋다는건 이미 잘 알려진 事實(사실)입니다만 具體的(구체적)인 것은 어떻든가요?

▲李(이)=硏究補助(연구보조)는 大學自體(대학자체)에서보다 各機關(각기관)에서 많더군요. 各分野(각분야) 別(별)로 별도의 硏究所(연구소)를 大學(대학)에 두고 있는데 硏究所(연구소)하나가 우리 大學本部(대학본부)만큼 크거든요. 이 硏究所(연구소)에서 敎授(교수)들이 出版(출판)하는 책은 잘 팔리기 때문에 그걸로도 充分(충분)히 硏究生活(연구생활)을 할 수 있다더군요. 좀 권위있는 敎授(교수)는 月給(월급)을 타가지 않아서 갖다바쳐야 할 程度(정도)라니까…그리고 各硏究所(각연구소)에서는 年四回(연사회)에 걸쳐 문헌 目錄(목록)과 硏究論文整理(연구논문정리)를 出版(출판)하는데 참 硏究資料(연구자료) 求(구)하기가 쉽고 貴重(귀중)한 資料(자료)를 사장시키고 있지 않아 좋더군요.

▲趙(조)=그리고 世界各國(세계각국)의 모든 책들이 日語(일어)로 번역않된게 없더군요. 앞으로는 英語(영어)보다 日語(일어)를 공부하는게 廣範(광범)한 知識(지식)을 얻는데는 아주 쉬운 方法(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李(이)=文化界(문화계)는 趙先生(조선생)님 어떻게 보셨는지?

 

○…外的條件(외적조건) 화려 名作(명작)은 없다…○

▲趙(조)=日本文化界(일본문화계)는 發表機關(발표기관)이 많고 原稿料(원고료)가 후한 것은 이미 다 잘 알려진 일입니다만 우리가 ‘文壇(문단)’이라고 하면 詩(시)와 小說(소설) 其他(기타)를 한꺼번에 생각하는데 日本(일본)의 文壇(문단)은 小說(소설)뿐이고 詩(시)는 文壇圈外(문단권외)에서 活動(활동)하고 있는 느낌이였습니다. 그리고 藝術家(예술가)를 對(대)하는 國家(국가)의 대접이 퍽 높아서 外形的(외형적)인 條件(조건)은 참 화려하죠. 허지만 그 화려한 條件(조건)에 比例(비례)해서 본다면 實質的(실질적)인 日本文學(일본문학)은 批判(비판)을 받아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李(이)=난 美術展覽會(미술전람회)를 가봤습니다만 書藝(서예)에 있어서 自己獨特(자기독특)한 體(체)로 쓴게 特選(특선)이고 中國(중국)것을 잘 모방한 作品(작품)은 落選(낙선)이 됐더군요. 아무튼 ‘獨特(독특)한 創造(창조)’를 重要視(중요시)하고 있어요.

▲趙(조)=하지만 一般的(일반적)인 日本(일본) 文學(문학)이나 日本藝術(일본예술)은 그렇지가 못하고 모방과 아류가 많습니다. 단지 앞선 것은 ‘테크닉’인데 小說(소설)의 構成力(구성력)같은 것은 世界的(세계적)으로도 안떨어지고 있습니다. 그 훌륭한 構成力(구성력) 속에 담긴 作品(작품)들은 글쎄 級第作(급제작)을 될지언정 名作(명작)은 없더군요. 그리고 가끔 우리나라 書家(서가)들이 日本(일본)가서 전람회를 가지는 모양인데 가야할 사람은 안가고 안가야할 사람들이 가고 있어 탈이예요. 좀 問題(문제)를 일으킬 作品(작품)을 보내야 되겠어요.

 

교포 文壇(문단) 活潑(활발)

販路(판로)없어 걱정

▲李(이)=그런데 우리 교포들의 文化活動(문화활동)을 보고 오셨을텐데…

▲趙(조)=네 우리 교포들도 美術(미술), 舞踊(무용), 作曲(작곡), 聲樂(성악) 等(등)에는 天才(천재)들이 많아서 頭角(두각)을 곧잘 나타내기도 하는데 뒷받침이 없어서 오랫동안 活動(활동)을 못하고 마는 實情(실정)이에요. 그리고 文學(문학)에 있어서는 日語(일어)로 쓰는 교포와 우리말로 쓰는 교포 作家(작가)가 있는데 日語(일어)는 ‘韓國文藝(한국문예)’라는 잡지를 通(통)해서 韓國(한국)에서 나는 作品(작품)을 日語(일어)로 번역, 싣기도 하는데 그 정도의 日語文章實力(일어문장실력)으로는 日本文壇(일본문단)에 進出(진출)할 可望(가망)이 없어요. 그리고 우리말 잡지는 “漢陽(한양)”이 있는데 참 優秀(우수)한 作家(작가)도 있으나 엄격한 批判(비판)을 거치지 않고 있어서 玉石(옥석)이 마구 섞여있는 感(감)을 줍니다. 그밖에도 좀 할 애기가 많습니다만…

▲李(이)=저두 그렇습니다만 마지막으로 우리도 좀 本格的(본격적)인 日本硏究(일본연구)를 해야할 때가 왔다는걸 부언하고 싶군요. 바쁘실텐데…

▲趙(조)=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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