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良藥苦於口 利於病 (양약고어구 이어병) 忠言逆於耳 利於行(충언역어이 이어행)이란 말이 있다.‘공자가어(孔子家語)’에 실려 있는 글이다. 좋은 약은 입에는 쓰지만 병에는 이롭고, 충고하는 말은 귀에는 거슬리지만 행실에 이롭다는 뜻이다. “은(殷)나라 탕왕(湯王)은 곧은 말을 하는 충신이 있었기 때문에 번창했고, 하(夏)나라의 걸왕(桀王)과 은(殷)나라의 주왕(紂王)은 무조건 따르는 신하들이 있었기 때문에 멸망했다.  임금에게 다투는 신하가 없고, 아버지에게 다투는 아들이 없고, 형에게 다투는 동생이 없고, 선비에게 다투는 친구가 없다면 그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미네르바는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전 미국 리먼 브러더스의 부실화를 정확히 예견한 글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그는 쉬운 경제이론과 통계 등을 적절하게 활용해 정부의 잘못된 경제 예측과 처방, 언론의 부정확한 보도 등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의 글은 수만 건의 조회를 기록하고, 게시판이나 블로그에 삽시간에 퍼지면서 경제 관련 토론을 위한 ‘필독 항목’으로 자리잡았다. 그래서 ‘미네르바 신드롬’ ‘미네르바 효과’라는 말까지 떠돌고 있다.

▲미네르바의 경제 정책 비판이 계속되자 지난 3일 한나라당 홍일표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경한 법무부 장관에게 “미네르바로 인해 제기되는 문제와 주장들이 검증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전달되고 있다”며 주장하자 김 장관이 “그 내용이 범죄의 구성 요건에 해당한다면 당연히 수사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미네르바는 다음 아고라에 올린 ‘한국을 지운다’라는 글을 통해 잠시동안 절필을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네르바는 신동아에 기고한 글을 통해 코스피 지수와 부동산 반토막을 예상하며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다.

▲미네르바는 우리경제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계속해 왔다. 그리고 그의 직언과 전망들은 누리꾼들에게 광범위한 공감을 얻었고 경제전문가들조차 그를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또 다시 ‘입막기’ 였다. 비록 그의 발언들이 부정적 전망들일지라도 그것이 정확한 근거를 가진 의견이라고 판단된다면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미네르바의 직언들은 당장은 쓴 약일지 모르지만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 양약고구의 고사에서처럼 하나라 걸왕과 은나라 주왕의 전철을 밟으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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