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족한 공약, 현실 고려한 고민 필요
이미 시행된 사업과 유사 … 이해 부족한 ‘급조공약’ 문제

일만이천동국대학교 학생의 대표자를 뽑는 총학생회 선거가 25일부터 시작된다. 비록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뽑는 큰 선거가 아니지만 학생들이 속한 각각의 학과와 단과대, 또 중앙 선거 기구의 수장을 결정하는 선거의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다.

학생회는 학생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변하는 기구다. 이런 학생회를 건설하는 선거에서 학생들이 가장 적합한 후보자를 뽑기 위해 후보자들의 공약에 대한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이해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럼, 이번 41대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공약을 심층적으로 살펴보자.
기호 1번 안시준·이형근 후보(이하 기호 1번)는 ‘등록금, 취업, 복지, 문화, 기타’분야로 공약을 세분화 했고, 기호 2번의 신동욱·이은지 후보(이하 기호 2번)는 ‘소통 문제, 등록금 문제, 복지 문제’로 세 부분으로 공약을 나누고 있다.

▲ 등록금 문제
여기서 두 후보 조의 등록금 문제에 대한 공약을 살펴보자.
기호 1번은 등록금 동결을 요구하고 등록금의 평균인상률을 파악해 등록금 사용내역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내역들을 다음 학기 등록금 고지서에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기호 2번은 등록금 문제가 우리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위해 ‘교육공동행동’으로 정부와 사립대학들에 해결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 취업
취업과 관련된 공약에 대해서는 기호 1번은 장충 체육관에서 STX, 한미건설, 동국제강, 동국해운, 진로, 하이트 등의 취업 박람회 유치가 확정 되었다고 밝혔다.
기호 2번은 유명중소기업 취업 박람회를 열어 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폭과 기회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 학교 서비스와 유사한 공약
후보자들이 내건 복지와 문화 부문 공약은 이미 시행되고 있거나 학교의 서비스와 유사한 공약들도 여럿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기호 1번은 ‘동국 홈커밍데이’를 학생들의 인맥을 넓히는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데 ‘동국 홈커밍데이’는 현재 대외 협력실에서 이미 계획하고 있는 행사다. 또 학사/행정 부분 공약으로 언급된 ‘CS광장’도 이미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서비스다.

기호 1번 부학생회장 후보 이형근 군은 “동국 홈커밍데이는 현재 학생과 동문과의 소통 비중을 학교 중심에서 학생 중심으로 옮기고 싶은 취지였고, CS광장은 학생들의 요구 중 학교 측이 해결하지 않는 부분을 처리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기호 2번의 경우 ‘도서관 책 제자리 찾아주기’ 공약도 이미 중앙도서관에서 ‘도서 확인 요청’이란 코너에 실시간 답변으로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였다.
중앙도서관 관계자는 “학생이 책을 찾을 때 있어야 할 자리에 없을 때면 불편을 겪기 때문에 이를 위해 도서의 위치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도서확인요청’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호 2번 학생회장 후보 신동욱 군은 “근로 학생들을 추가해 더욱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통해 학생들의 불편을 없애려는 취지”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 사업에 대한 이해 부족한 공약
또 사업에 대한 협의와 이해가 부족한 공약들도 있었다.
기호 1번의 ‘원흥관 3층 옥상정원 휴게실’ 공약을 살펴보면 옥상녹화사업은 서울시에서 지원을 받는 사업이기 때문에 리모델링이나 증축 등이 논의되고 있는 건물에 옥상녹화를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원흥관은 이러한 특수한 사정 때문에 옥상녹화를 하기 힘든 사정이다. 이에 기호 1번 측은 “현재 3층 휴게실이 열려있지 않고 막혀있는데 문을 개방하여 학생들이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만들고자 한 의도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기호 2번은 ‘생협과 함께 하는 등록금장기대출사업’을 들고 나왔다. 취재 결과 적립된 장학기금의 이자로는 이익금의 규모가 대출사업을 할 수 있을 만큼의 규모가 되기에 힘든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익금 관리는 생협이 아닌 학생, 학교로 이루어진 이사회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생협 혼자 이런 일을 추진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이에 대해 기호 2번 측은 “멤버쉽 카드를 통해 학생들의 조합원 가입을 독려해 수익 구조를 확대할 생각이다. 또 이익금 관리 부분에 있어 이사회에서 조합원들과 협의를 통해 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장기 등록금 대출 사업을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두 후보가 공통적으로 들고 나온 동국 대학생을 위한 할인 혜택, 즉 기호 1번의 ‘코끼리 카드’와 기호2번의 ‘동국 ZONE 구축, Membership 할인카드’와 같은 학생 할인 공약은 학교 주변 상인들과 학교의 협의를 통해 실현하기엔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약은 말 그대로 ‘공적인 약속(公約)’이다. ‘공허한 약속(空約)’이 되지 않으려면 처음 내세울 때부터 현실성이 있는지, 타당성이 있는지 따져 볼 필요성이 있다. 학생들의 주권을 이행하는 학생회의 공약은 좀 더 신중히 설정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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