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독일인? 소고기를 못 먹는 인도인? 이제는 프레임을 깰 때

▲MBC 에브리원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요즘 힐링 예능으로 자리 잡고 있는 ‘어서 와~한국은 처음이지’ 프로그램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MBC 에브리원 ‘어서 와~한국은 처음이지’는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 방송인이 현지의 친구들을 초대해 자유여행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다른 문화를 접했을 때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여러 나라의 친구들이 한국을 방문했지만 지난 독일 편은 시청자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았던 편으로 꼽힌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다른 문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독일인 출연자의 태도 때문이다.
독일인 친구 페터가 한국 맥주에 대해 품평하자 또 다른 독일인 친구 마리오는 “우리를 초대해 준 곳인데 그렇게 이야기하면 안 돼. 단지 맛이 다른 거야”라고 일침을 가한다. 이러한 마리오의 태도는 문화상대주의로, 한 나라의 문화를 좋고, 싫음이 아니라 그 나라 고유의 문화로써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이다. 다른 사람, 다른 문화, 더 나아가 다른 나라에 대한 존중은 다른 문화를 처음 접할 때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
독일 편이 사랑받은 또 다른 이유는 우리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가 보였기 때문이다.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마음은 그 나라의 언어를 간단하게라도 배워서 사용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언어라는 것은 한 나라의 문화가 쌓인 결정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독일인 친구들은 우리나라의 언어를 최대한 사용하려고 노력했으며,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문화에 스며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 배우려는 자세는 그 나라에 대한 예의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10월 19일 방영된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인도 편.

이러한 문화상대주의의 태도를 방해하는 것은 ‘선입견’이다. 앞선 외국인 친구들과 달리 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한국인 패널들이 보여준 태도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다른 나라에 대한 고정관념을 계속 언급해 문화 절대주의의 분위기를 조장했기 때문이다. 굳어진 한 나라의 이미지를 강조해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역시 독일인답다”, “역시 독일인이라 그런가” 라는 말을 하며 하나의 기준을 제공한다. 이는 한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더 우월한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 내포돼 있다.
선입견을 깨는 것은 상대주의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평소 사람들이 어떤 나라에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미디어가 만들어낸 이미지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외국에 나가면 한국에 대해 외국인들이 가지는 이미지가 ‘분단국가’의 이미지가 강한 것과 같은 예이다.
지난 인도 편은 문화교류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 평소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던 편견을 깨줬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한국인들이 인도인들에게 평소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요가, 갠지스강, 힌두교’였다면 인도 친구들은 이러한 틀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많은 시청자는 인도사람이라면 소고기를 당연히 못 먹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도인 출연자 럭키는 “인도는 소고기 수출 1위 국가며 종교적으로 금기시됐지만, 법적으로는 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선입견을 가지고 타문화를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됐다.
선입견을 가지고 다른 문화를 바라보는 것과 하나의 잣대로 문화 간의 우월성을 판단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가 될 수 있다.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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