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추측성 루머로 2차 피해 이어지고 있어 … 타 대학에서도 가해자에 대해 약한 처벌에 그쳐

▲사건 관련 대자보를 읽고 있는 학생들(좌)과 논란이 된 남학생들의 문자 내용 일부(우).

지난 20일 오전 9시경 우리대학 대나무숲에 “단톡방에서 상습적으로 이뤄진 성희롱및 모욕, 명예훼손 등 각종 언어적 범죄 행위를 고발하고자 합니다”라는 익명의 글이 올라왔다.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약 3개월 동안 광고홍보학과(이하 광홍과) 13학번 일부 남학생 카톡방에서 같은 학과 학우를 비롯한 20여 명을 대상으로 욕설과 성희롱, 외모 비하 등을 일삼았다는 내용이었다.

게시글 작성자는 “단톡방 성희롱 사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올바른 대응을 통해 대학가에 만연해 있는 성희롱 및 인격 모욕과 명예훼손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한 목적으로 이 글을 게재한다”고 밝혔다.

이 사건을 접한 광홍과 학생회는 “피해 학우들에 대한 2차 가해를 경계하고, 강경한 자세로 현 사건 해결을 돕겠다”는 입장문을 게시했다. 사회과학대 비상대책위원회 또한 “이번 일을 통하여 함께 고민하고 경각심을 일깨울 것이다”며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을 요구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우리대학 단톡방 사건 임시대책회(이하 임시대책회)도 “피해자가 또다시 상처를 받지 않도록 정당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우리대학 인권센터에서는 “사건을 조사하던 중에 대나무숲에 글이 올라오며 공론화됐다”고 밝혔다. 덧붙여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다”라며 구체적인 징계 내용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우리대학 여성주의 실천단 쿵쾅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쿵쾅은 이를 계기로 온라인 언어적 성폭력 실태를 폭로하고, 본 사태의 분명한 해결을 촉구할 것입니다”라는 대자보를 게시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 해당 대자보가 찢겨 학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편, 게시글이 올라간 후 “교내 흡연장소에서 학생들이 제보자 신상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걸 들었다”는 댓글이 달렸다. 이처럼 피해자와 가해자를 밝혀내려는 추측성 루머가 유포돼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임시대책회와 인권센터는 “2차 가해를 멈춰주길 간곡히 부탁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또한 피해자 측의 대리인은 “피해사실 확인은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보호하기 위해 진행 상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덧붙여 “현재 학생사회로부터 지지와 연대를, 인권센터로부터 공정한 조사를 약속받은 상태다”고 밝혔다.

카톡방 성추행과 유사한 사건들은 타 대학에서도 해마다 발생해 문제가 됐다. 우리대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더구나 현재까지도 일부 피해자는 자신이 피해자인지 알지 못하고 가해자와 함께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건에 대해 한 학생은 “이런 사건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며 “제2의 카톡방 성희롱 사건을 막기위한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추가 가해자를 색출할 방도가 현재 없다”고 하며 구체적 대안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표했다.

실제로 타 대학의 경우 처벌을 하지 않았거나, 징계 수준도 짧은 기간의 정학에 그쳤기 때문에 오히려 피해자들이 가해자들을 피해 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사회과학대 이동현(광홍11) 비상대책위원장은 “가해자가 색출될 경우 강한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과대나 학교 전체적으로 성희롱 사건에 지원제도가 미약해 카톡방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과 함께 “인권센터와 연계를 통해 성폭력 예방기구를 만들고, 인권교육을 진행하는 등 인식개선을 위해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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