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변명

 지난달 20일, ‘2015 중앙일보 대학평가’가 발표됐다. 대외적 이미지의 큰 변수가 될 수 있는 이번 평가에서 우리대학은 전년도 11위에서 올해 19위로, 8단계 하락했다.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새롭게 추가된 지표들이 많이 생겨났다는 점이다. 학교 측은 “40개의 평가 지표 중 10개 이상이 새로 생겼고, 바뀐 지표들에 대한 발표도 성과 제출 1,2달 전에 공지되어 제대로 된 준비를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평가 항목이 전년도 대비 지방대학에 유리하게 설정됐다고 한다.
그러나 “신설 지표가 갑작스럽게 발표돼 이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학교 측의 답변은 변명으로 들린다. 모든 대학이 같은 상황에서 받은 결과라는 점에서 우리대학의 수준이 드러난 결과가 아닐까.
또한 올해 가장 크게 하락한 평판도 부문에서 우리대학은 전년도 대비 12위 떨어진 27위를 차지했다. 그간 강세를 보였던 취업률 항목이 학생교육 노력 및 성과 부문에 적용되면서 순위가 내려갈 수밖에 없었지만, 취업률을 제외한 다른 모든 지표에서도 하락세를 보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학교는 입장서를 통해 대외평판도 하락의 원인을 ‘그릇된 인식과 잘못된 신념을 가지고 끊임없이 학교를 뒤흔드는 사람들’때문이라고 책임을 전가했다.
총장은 부임 이후 “인권 친화적 대학을 만들겠다”고 강조해왔다. 이번 순위하락이 ‘기업적 경영 논리, 학교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퇴색된 대학의 의미를 되살리는 과정’에서 일어났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그러나 우리대학이 ‘인권 친화적 대학’이라는 슬로건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 주었는가.
대학평가는 총장의 학교운영에 대한 성적표다. 학교는 이번 대학평가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자. 그 때 비로소 더 큰 성장의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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