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를 댐이라 생각해보자. 댐 안에 있는 물을 정보라고 한다면, 현대사회는 댐이 수용할 수 있는 물의 용량을 초과했다. 넘치는 물들은 식수로 사용될 수 도 있고 화장실 청소에 사용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물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존재를 알아도 어디에 사용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기자는 사람들에게 물의 존재와 사용목적을 알리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내가 기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정말 사소하다. 전역 후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현실이 되간다고 느낄 때 즈음 ‘제보자’란 영화를 봤다. 이 영화는 공공의 적으로 몰릴 위험을 무릅쓰고 한 PD가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려 노력하는 내용이다. 비록 주인공은 PD였지만 대중들의 알권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기자의 역할을 봤다. 이후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기자’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요즘 사회를 보자면 기자가 해야 할 일이 넘쳐나는 것 같다. 여러 의혹들에 대한 진상규명에서부터 사회 부조리를 파헤치는 일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최근 우리대학 총장 선출을 둘러싼 여러 가지 논란도 그중 하나다. 학교 이사들부터 동문들 까지 학교에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논란에 연관돼있다. 본지 기자들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학내 구성원들에게 여러 논쟁들에 대한 진상을 알리고자 노력했다.
이번 사건은 내게 기자 역할의 중요성과 기자가 짊어져야 하는 책임감의 무게를 일깨워줬다. 여러 사람들이 의견을 가지고 논쟁을 하는 상황에서 객관적으로 현 상황을 보도할 의무를 가진 사람은 기자다. 사람들은 기사를 보고 현 상황을 인지하고 자신만의 의견을 가질 수 있다. 관련자가 주관을 세울 때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기자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신문사에 들어와 수습기자 역할을 수행한지 이제 겨우 6개월이 지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안내자’의 중요성을 더욱더 깨닫게 된다. 태풍이 오면 비바람이 휘몰아치지만 그 중심인 태풍의 눈에 서면 고요하다고한다. 태풍의 눈처럼 분쟁의 중심에 있지만 어느 한쪽의 주장에 옷이 젖지 않는 객관적 시각과 진실을 담은 기사를 쓸 수 있는 기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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