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반복되는 연예인 위주의 축제 … 우리대학 축제문화도 변화해야 할 때

▲ 지난 해 열린 연고전(고연전)에서 연세대 응원단이 깃발을 들고있다.(사진제공=연세춘추)
식상한 프로그램, 선정적인 주점문제 등 대학축제문화가 시들고 있다는 비판은 매년 축제시즌이 끝나면 항상 제기된다.
그러나 새롭고 특별한 축제를 기획하려는 시도들은 아직 부족하다. 본지의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의 소극적 참여는 참신한 축제행사의 부족으로 비롯됨을 알 수 있었다. 이제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돌아보고 우리대학만의 독자적인 축제문화를 만들어야한다.

‘대학축제가 즐거운가?’라는 질문에 48%의 학생이 그렇다고 답했고 41%의 학생들이 아니라고 답했다.
대학축제가 즐겁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학내 이벤트가 재미없어서’였다. 주점, 연예인 공연 등 새로울 것 없는 학내 이벤트에 학생들이 흥미를 잃어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몇몇 대학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독자적인 대학축제문화를 만들고 있었다.

▲ 주민들의 황룡제 참여를 얻기 위해 도보로 축제를 홍보하는 군산대.(출처=전북일보)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대학축제

전라남도 순천시에 위치한 순천대는 매년 축제에 지역민들을 초대한다.
대학생과 지역민들이 모두 참가하는 ‘향림 가요제’와 ‘리플리 마켓’ 바자회를 운영한다. 또한 학과 특성을 살린 박람회를 열어 인근 지역 초, 중, 고등학생들을 초대해 과의 특성을 살린 체험행사를 연다. 지난해에는 조리과학과와 동물자원학과 학생들이 직접 만든 쿠키와 요구르트를 선보였던 행사가 가장 인기 있었다. 공과대학에서 준비한 과학놀이터, 미스트 만들기 등의 행사도 눈길을 끌었다.
순천대는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축제를 기획했다고 한다. 순천대 방승혁(정보통신공학과4) 총학생회장은 “지역 곳곳에 현수막을 걸고 SNS로 지역민들에게 대동제를 홍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1일에도 지역민들과 함께하여 지난해처럼 학과특성박람회도 개최하고 지역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전라북도 군산시에 위치한 군산대에도 순천대와 유사하게 지역민과 함께하는 축제를 개최한다.
총학생회가 주관하는 군산대의 황룡제는 대학과 지역사회 화합을 목적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군산 지역 내의 벨리 댄스 팀이나 직장인밴드 등 지역민들이 선보이는 행사도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학교와 MOU를 체결한 지방자치단체와 연합하여 특산물 관련 행사 부스를 꾸리기도 했다.
군산대 이민우(수학과4) 총학생회장은 “군산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학교 인근 지역민들에게 이번 축제를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군산상고에서 군산대에 이르는 구간을 학생들이 도보로 행진하여 지역민들에게 축제를 홍보했다.
대구보건대는 지난해 축제기간 동안 ‘태전통보’라는 엽전 500개를 발행했다. 축제기간 동안 태전통보 1개는 현금 5천원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대구보건대 는 대구지역 아파트 6개 단지에 엽전을 배포해 지역민들의 축제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축제 기간 동안 사용하는 태전통보로 지역 주민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 2012년 부산 대학종합축제한마당에서 대학연합응원단의 치어리딩 공연이 펼쳐졌다.(출처=부산일보)
다른 대학과 손잡고 여는 대학축제

타 대학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는 대학들도 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 대학연계축제는 연고전이다. 고려대와 연세대간 친선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된 연고전은 스포츠 경기, 온라인 게임. 사회적 공헌 활동 등 축제기간 동안 다양한 이벤트를 운영한다. 모두가 아는 연고전 이외에도 여러 대학들이 연합해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신촌대학문화축제’는 올해로 5번째를 맞는다. 서울시의 후원을 받는 신촌대학문화축제는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홍익대, 명지대 등 신촌 주변의 대학들이 연계한 대학연합축제이다.
이 연합축제의 주요 목적은 청년 문화의 발전과 지역 주민과의 소통이다. 때문에 신촌지역 상인 및 지역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고 청년이 주최자가 되는 축제에 지향점을 두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아스팔트 스튜디오’라는 제목으로 오는 16일 하루 동안 ‘연세로 차 없는 거리’에서 축제가 열린다. 이번 축제에서 연세로는 2개의 소공연장과 전시 구간, 동아리가 운영하는 부스 등 총 9개의 구간으로 나뉠 계획이다.
학생들이 운영하는 각종 행사들, 청년 아티스트들의 작품과 퍼포먼스가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예정이다.
부산에서도 신촌의 ‘신촌대학문화축제’와 유사한 ‘대학종합축제한마당’이 열린다. 지난해 9월에 열린 ‘대학종합축제한마당’ 축제는 올해로 9회를 맞는다. 부산시와 동아대학교가 주최하는 이 축제에는 한국해양대학교, 동아대학교 등 25개 지역 대학의 4천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한다. 학생들은 부산의 아시아드 주경기장 및 보조경기장, 사직실내체육관 등에 모여 축제를 즐긴다. 2006년에 처음 열린 이후 부산 지역 대학생들이 화합할 수 있는 장으로 호평 받고 있다.
‘대학종합축제한마당’에서는 지난해 체육대회에서는 축구, 농구, 검도, 족구, 발야구, 피구 등 6개 종목에 1천 500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또한 민속 경기, 댄스 경연 등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행사들이 열린다. 주변 야외 공연장에서는 취업박람회 홍보, 외국인 학생들의 장기 자랑, 전시, 캐리커쳐 그리기 등의 다양한 이벤트가 운영된다.

대학생의 개성과 대학 밖을 더하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다소 획일적이고 소비적인 대학축제문화에 대해 “대학생만의 건강한 개성을 보일 수 있는 고유성을 확보하고 무엇보다 대학생이 주체가 되는 대학문화를 만들어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구에는 공립과 사립을 포함해 33개의 초, 중, 고등학교가 있고 삼성 생명, 삼성 증권, 롯데손해보험, 신세계 건설 등 다양한 기업들이 있다. 또한 우리대학 근처에는 숙명여대나 성균관대 등 몇몇 대학들이 있다.
단순히 학내 구성원간의 화합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 타 대학과 화합하는 것으로 대동제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가령 대동제에 중구 내의 초, 중, 고등학생들을 초청해 과 특성을 살린 이벤트를 열어 어린 학생들과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 혹은 중구 내에 있는 기업과 그 기업과 비슷한 분야의 학과가 연계하여 축제 이벤트를 열 수도 있다.
이런 노력들은 우리사회에서 청년이 주도하는 독자적인 대학문화를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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