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규 전 센터장의 소회문에 대한 반론

지난 3월 30일 김관규 전 동국미디어센터장께서는“동대신문 제1561호 발간연기에 대한 소회를 밝힙니다”라는 글을 학내 전산망을 통해 모든 교수님들께 배포했습니다. 또 한 교계언론은 이 소회문을 받아 ‘동대신문 설문기사 조사방법부터 틀렸다’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기사화 했습니다.  저희 동대신문 기자들은 김관규 전 센터장이 밝힌 소회문과 교계언론의 보도가 전혀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으며 중요한 논점 또한 교묘히 왜곡되고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바로잡고자 합니다.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김관규 전 센터장께서는 소회문에서 동대신문의 여론조사 보도에 대해 ‘보도의 신뢰성’을 강조하며 “불필요한 시빗거리를 만들 수 있으므로 신문발행에 동의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본지 제1561호의 설문조사는 보도를 중지할 만큼 신뢰성에 문제가 있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김관규 전 센터장께서 저술한 여러 논문에서 인용한 설문조사보다 더욱 신뢰성이 있는 조사였습니다. 김관규 전 센터장께서 저술하신  <대학생유권자의 미디어 이용과 투표 행동>,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의 뉴스 전파에 관한 탐색적 연구>, <다미디어 환경에서의 뉴스 전파에 관한 연구> 등 다수의 논문을 살펴보면 동대신문의 설문조사보다 훨씬 적은 표본으로 편의적 추출을 실시한 것을 알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08년 발표하신 <대학생유권자의 미디어 이용과 투표 행동>이라는 논문의 경우  “연구문제 분석에 필요한 자료수집을 위한 설문조사는 서울의 한 종합대학교의 강의시간에 실시되었다. 조사 시에 투표권이 있는 유권자만이 응답하도록 하여 모두 200명의 유효응답을 얻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논문 말미에는 “가장 심각한 한계점은 표본의 대표성이다. 대학생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무작위 표집을 하여 대표성이 있는 표본을 구성해야 하지만, 개인의 탐색적 연구 성격과 자원의 한계로 인해 한정된 대학교에서 편의적 표본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조사방법의 한계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김관규 전 센터장께서 학생기자들의 설문조사 방법의 신뢰성을 지적하며 하신 말씀에 비추어 살펴보았습니다. 김 전 센터장께서 기자들에게 그토록 강조했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 논문은 설문조사 방법의 한계가 뚜렷하기에 <대학생 유권자의 미디어 이용과 투표행동>이라는 연구주제를 밝혀내기에는 너무나 신뢰성이 떨어지는 논문입니다. 동대신문이 발행되서는 안 되듯 이 논문 또한 발표되서는 안 되는 논문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김 전 센터장께서는 논문을 발표하셨습니다. 앞서 언급한 다른 논문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학생기자들에게 신뢰성을 지적하신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학문적으로 훨씬 정밀하고 신뢰성을 갖추어야 할 논문에서는 허용될 수 있고, 대학신문에서는 불가능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김 전 센터장님은 소회문에서 “제가 배우고 가르친 여론조사 보도의 신뢰성 원칙을 배반할 수 없었다”고 밝히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많은 논문에서는 설문조사의 신뢰성 원칙을 배반하고 계신 것입니까? 저희의 결론은 김관규 전 센터장께서 발표하신 논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저희가 조사하고 보도한 여론조사 기사 역시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다른 잣대로 비교하는 김관규 전 센터장님의 이중적인 태도입니다.

‘발행연기’를 강변하지 마십시오

김관규 전 센터장께서는 동대신문 발행중지 이후 줄곧 ‘발행중지’가 아니라 ‘발행연기’라고 강변하고 계십니다.
기자들은 신문사에 입사한 후 데드라인(기사마감시간)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듣게 됩니다. 기사마감이 무엇이길래 죽음의 시간이라는 무시무시한 표현까지 쓸까요? 그것은 신문발행 시간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뉴스는 그 속성상 발행시점을 지나면 뉴스의 가치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자들이 발행시간을 지키기 위해 철야를 수도 없이 하는 이유입니다. 학보사 기자들은 수업시간을 쪼개가며 취재를 하고, 철야작업을 밥먹듯이 하며 기사마감과 신문 제작에 매달립니다. 이것은 독자와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저희가 아는 김관규 전 센터장께서는 학생기자들의 철야 작업이나 기사 마감에 한 번도 참여하신 적이 없는 분입니다. 신문제작이 끝나고 그 흔한 술 한잔 함께 기울여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제작이 끝나면 잠시 찾아와 신문 교정지에 OK 사인을 하시고는 서둘러 발길을 돌리시던 분입니다. 학생기자들이 방학때면 떠나는 수련회도, 미디어센터 공식세미나에도 참여하신 적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김관규 전 센터장께서는 소회문에서 “저와 학생기자들의 의견이 조율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미 밤 12시가 지났고, 저는 정해진 인쇄시간 내에 위의 상황을 수정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해 발행을 연기했다고 주장하고 계십니다. 학생기자들이 며칠 밤을 세워가며 만든 신문을 잠시 훑어보고는 12시가 넘었기 때문에 발행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면 학생기자들의 밤샘작업은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갖는 것입니까? 학생기자들은 새벽이든 그 다음날이든 신문제작을 위해서라면 철야작업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저희에게 말 못하실 바쁜 일이 있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기자들의 신문제작은 그 바쁜 일에 들어가지 않는 일이었을 뿐이라 생각합니다. 저희가 전 센터장님께 실망했던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분명한 점은, 저희는 김관규 전 센터장님과 단 한 번도 ‘발행 연기’를 논의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일방적인 ‘발행 중지’를 당했을 뿐입니다.

객관성을 가장한 특정후보 편들기는 안됩니다

김관규 전 센터장께서는 또 “기사의 대상이 된 모 교수님과의 친소관계가 이번 동대신문 발간 연기 과정에 영향을 주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만, 그것은 이번 문제와 전혀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라고 주장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닙니다. 저희가 회의 중 수 차례 들었던 이야기를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내가 봤을 때 보광스님의 논문은 99점 짜리다”
“센터장 그만 두면 인터뷰 해줄게. 그 부분(보광스님 논문표절)에 대해 비교적 내가 소상히 알고있어.”
“논문표절 의혹제기를 한 이운영이라는 사람의 정체를
  취재해 봐라”

이같은 말이 특정인을 지지한 것이 아니라면 무엇입니까? 김관규 교수께서 계속 주장하시는 객관성과 신뢰성은 학자적 양심과 윤리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특정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방편이며 수사에 불과합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비판정신을 막는 언론탄압’

대학이 자유와 지성의 전당이 되려면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의 정신이 살아있어야 합니다. 대학은 무한한 자유정신을 바탕으로 성장합니다. 그리고 그 자유는 정의를 향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갖습니다. 대학은 지식을 활용하여 사익을 취하고 감투를 취하는  학문의 기술자를 양성하는 곳이 아닙니다. 정의와 진리를 향한 학생들의 필봉을 꺾어 무엇을 얻으려 하십니까?
더 이상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지 마십시오.
2015년 4월 13일
동대신문 기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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