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젊은 예술인들의 활동 모은 예술잡지 창간해 화제

 “독립출판물의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아요. 이 일을 제 본업으로 삼을지는 아직까지도 확신이 들지 않지만 대학생이기 때문에, 대학생 때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고 싶었어요.”

 국어교육과에 재학 중인 곽노원(4학년) 군이 만든 계간지 ‘Moon Magazine’은 20~30대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들여다보는 예술 잡지다. 곽군은 “스펙 쌓기에 여념 없는 요즘 대학생들이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예술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게 되었다”고 발간 취지를 밝혔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취업용 스펙 쌓기로 청춘을 바치는 반면 곽군은 조금 힘들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찾아 청춘을 즐기고 있다. 획일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 시대의 시대상에 반기를 드는 발칙한 일을 해낸 곽군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곽군과 함께 잡지를 만든 사람들은 총 4명. 모두 인터넷 카페를 통해 만나게 된 사람들이다. 처음 팀을 꾸릴 때는 더 많은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잡지에 대한 생각이 다른 사람도 있었고 취업 준비 때문에 활동을 그만둔 사람도 있었다.

  “에디터를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카페에 글을 올렸더니 예상외로 하고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보수를 지급할 형편이 안된다고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공동창작물을 만든다는 뿌듯함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게 된 것 같아요.”

  Moon Magazine의 컨셉은 ‘작업노트’다. 외관부터 잡지가 아닌 척 하는 잡지다. 읽다보면 곳곳에 재밌는 아이디어가 숨어있다. 잡지를 넘기다 보면 포스트잇이 붙어있고, 필기형식으로 되어있는 페이지가 한두 곳이 아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다음 페이지는 어떻게 구성되어있을까 궁금증이 더해진다. 잡지를 만들며 겪었던 어려움을 묻자 곽군은 “홍보가 부족해 기대했던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았던 점. 잡지 출간도 하나의 사업인데 준비를 철저하게 하지 못했던 것이 제일 힘들었다”고 말했다.

  Moon Magazine은 광고 없이 만들어진 잡지다. 대학생이 예술잡지를 만든다하니 흥미를 느껴 투자하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투자라고 해봐야 잡지를 만들 돈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팀원들끼리 돈을 모아서 자금을 충당했다. 하지만 자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언제까지 잡지 제작을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처음 주변의 반응은 냉소적이었어요. 취직을 빨리 해야 하지 않겠냐며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아버지는 출판업계는 사양산업인데 왜 사서 고생을 하냐고 하시기도 했고요.” 보편적인 대학생활을 마다한 곽군에게 주변 사람들은 응원보다는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가끔씩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인다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힘이 났어요.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박재영 작가님과 연락하며 지내는데 제가 만드는 잡지에 계속 관심 가져주시고 기대된다면서 빨리 보고 싶다고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취직을 위해 토익점수에 연연해하며 살 것인지, 20대 청춘에 원하는 것을 하며 자유롭게 살아갈 것인지는 전적으로 본인 선택에 달렸다. 스펙을 쫓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학이라는 공간은 다양성이 존중되고, 존재해야만 하는 곳이다. 모든 사람들이 취업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꿈꾸며 모두 같은 길을 걸어가는 것은 젊은 대학생으로써 누려야 할 자유를 망각하는 것은 아닐까? 현실과 이상을 동시에 좇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하지만 이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다양하듯 우리의 목표도 조금은 다양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Moon Magazine은 홍대 부근 독립출판물만 판매하는 유어마인드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선릉역의 폰텐드포레갤러리 카페에도 전시되어 있어 찾아볼 수 있다. 장혜민 기자 di0706@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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