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엔 사진가 · 영화배우 꿈꾸기도 … 후배들이 문화재 분야 관심 가져주길 당부

 

 

“동국대학교는 불교정신을 바탕으로 어느 곳보다 불교미술과 문화재를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더 많은 동국대학교 후배들이 불교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했으면 좋겠어요.”

 

미술과 문화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미술은 문화를 창조한다. 문화는 다양한 문화재들을 만들어내고 그 문화재들이 나아가 훌륭한 국가문화유산이 되고 세계문화유산이 된다.
미술과 문화재가 항상 함께였던 것처럼 강 소장에게는 대학생활과 자신의 꿈이 그러했다. 주어진 젊음을 마음껏 펼치며 꿈을 이뤄낸 국립문화재연구소 강순형 소장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불교미술을 처음 접한 대학생 시절

1975년 4월의 동국대학교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 때는 불교대학에 미술학과가 있었어요. 선학과 불교학과 등과 함께요. 건물도 같은 건물을 썼어요.”
강순형(동국대학교 미술학과 75학번)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자신의 대학 생활 을 추억하며 소박한 웃음을 지었다. 강 소장은 1975 년, 동국대학교 미술학과에 입학해 조각을 전공했다. 당시 동국대학교 미술학과는 지금처럼 예술대학 소속이 아니라 불교학과와 함께 불교대학에 속해있었다. 우리나라의 문화유산과 미술작품들이 대부분 불교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불교미술의 인재를 키우기 위한 의도였다. 강 소장은 이러한 불교대학의 미술학과에서 불교미술을 거쳐 불교문화재, 불교 미술사를 공부하며 졸업 후 바로 국립 중앙박물관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 난 해 11월, 문화재청의 국립문화재연구소장 으로 임명받았다.  

‘흙에 살리라’를 외치던 고등학생

강 소장은 시골에서 ‘흙에 살리라’를 외치며 농사를 짓던 학생이었다. 고등학교 졸 업 후 대학에 진학할 계획이 없었다. 그가 가진 미술의 재능을 보여줄 기회는 전혀 없었다. 그저 어린 시절 학교 미술시간에서 보였던 미술 솜씨만을 믿고 미술을 전공하기로 결심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아예 대학 갈 생각을 하지 않아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농사를 지었어요. ‘흙에 살리라’하면서 계속 고향 에서 지냈어요.”
대학생 강순형 은 굉장히 독특한 학생 이었다. 음악 을 배운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작 정 불교합창단에 지원해 활동하기도 했고, 영화배우를 꿈꾸며 연극영화과로 전과를 하기도 했다. 미술학과 선배의 추천으로 동대신문 기자에도 지원했다.
“제가 동대신문 기자시험에 응시했다가 떨어진 적이 있어요. 호기심도 많았고, 배우 고 싶었던 것도 많았죠.”
그는 호기심 많았던 대학생 시절을 떠올리며 특유의 환한 얼굴을 보였다. 지금의 자 신을 있게 해 준 당시 미술학과 전공 교수님들과 현재 가천대학교 등 여러 대학교의 교수로 재직 중인 동기들에 대한 그리움과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불교와 미술을 함께 배운 ‘행운아’

1974년에 동국대학교 미술학과에서는 불교정신을 바탕으로 불교미술 교육에 집중 했다. 조각을 전공한 강 소장의 경우에는 불상에 관한 내용을 함께 공부했다. 강 소장은 자신이 동국대학교의 미술학과를 선택한 이 유 중 하나가 이러한 독특한 교육방식 때문 이라고 밝혔다. 불교와 동서양의 미술을 함께 배우다보니 단순한 실기 외에도 다양한 이론을 풍부하게 배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동국대학교 미술학과는 다양한 불교미술교육을 바탕으로 많은 문화재 전공자, 미술사학자, 평론가 등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했다. 강 소장은 그들 중 대표적인 사례였다.
“저는 학교 전공 공부를 했던 것이 그대로 직장으로 연결되었어요. 문화재를 위해 일 한 지 서른 세 해에 이르는 지금까지 문화재 연구를 하면서 살 수 있었던 데에는 전공 공부가 절대적으로 작용했어요. 이런 점에서 보면 저는 그야말로 행운아라면 행운아인 것 같아요.”
그는 불교와 미술을 함께 공부했던 경험이 현재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동국대에서 잡은 ‘두 마리 토끼’

강 소장은 당시 동국대학교의 미술교육에 대해 “미술과 문화재는 그야말로 불가분의 관계에요. 미술 활동이 문화를 낳고 그 활동으로 눈앞에 나타난 미술품이 곧바로 문화재이고, 훌륭한 문화재가 국가문화유산 이 되고 또 세계문화유산이 되는 거니까요.” 라며 미술과 문화재교육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문화유산 연구자나 평론가를 꿈꾸고 있는 학생들에게 “미술을 통한 문화 재, 문화재를 통한 미술 보기, 그리고 실기와 이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야 더 성 공할 확률이 높다는 말씀을 감히 드리고 싶어요.”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또한 강 소장은 공부뿐만 아니라 취미를 가질 것을 강조했다.
그는 임범택 사진작가의 사진 수업을 들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사진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사진의 패닝기법*에 반해 아직까지 도 매일 사진기를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페이스북에 업로드한다. 전공을 공부하면서 겪는 노이로제, 히스테리, 스트레스를 스스로 해결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대학생이 해야 할 일 중 하나라고 이 야기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대한 자부심

강 소장이 일하고 있는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우리나라의 모든 문화재와 문화유산 을 연구하는 유일한 국가기관이다. 단순히 유형·무형의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자연유산과 보존과학까지 수많은 우리 국가유산을 관리하고 연구하고 있다.
강 소장은 이러한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대 해 “우리 연구소는 우리 국가유산 하나하나를 제대로 관리하고 활용하기 위해서 일 하고 있어요. 문화재를 기록하고, 조사하고, 연구하고, 나아가 그 정책과 위상을 정립하는 곳이고 이러한 내용과 결과를 국내외로 속속들이 전하는 기능을 지닌 종합적인 연 구기관이랍니다.”라고 말하며 더 많은 동국 대학교 후배들이 문화재 연구에 관심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패닝기법 : 움직이는 피사체와 고정된 배경 화면의 움직임 관계에서 움직이는 피사체는 화면에 고정시키고 대신 배경 화면이 이동하는 것처럼 촬영하는 기법

강순형 동문 프로필
△1979 동국대 미술학과 졸업
△1987 홍익대 미술사학과 석사
△1998 성신여대 미술사학과 박사수료
△1982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
△1990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 미술공예연구실
△1998 국립 해양유물전시관장
△2001 문화재청 궁중 유물전시관장
△2005 국립중앙박물관광 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
△2007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장
△2010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장
△2012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장
△2013.11 국립문화재연구소장(‘13.11~현재)
△2008 대통 령 표창(우수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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