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강의, 늘어나는 외국인 학생에 반비례

▲팀프로젝트에 무관심한 듯 보이는 외국인 남학생.

현재 우리 대학에는 1,000여 명이 넘는 외국인 학생이 재학 중이다. 교환학생의 수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국제교류팀에 따르면 올해 교환학생 수는 372명으로 전년도 294명에 비해 약 60명이 늘었다.

우리대학의 영어 강의는 늘어나는 외국인 학생에 비례해 질적으로도 성장 중일까? 약 70여 명의 외국인 학생들을 만나 의견을 들어 본 결과 답은 “NO”. 그들이 겪은 대표적 어려움은 ‘영어-한국어 혼용’, ‘주입식 수업 방식’,‘한국 학생과의 소통’ 등이다.

외국인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부분은 수강 신청 시 영어 강의라고 명시되었던 수업들이 현장에서는 한국어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루마니아 Babes-Bolyai 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크리스트나 로지안(한국어 전공3) 양은 “지난 학기 ‘Stucture of Language and Its Social and Historical Aspects’라는 교양 수업을 수강했지만 한국어로 강의가 진행돼 수업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교환학생 알렉산더 코렌(영화영상학2) 군도 이같은 불편함을 신방과 전공 수업에서 경험했다. 그는 “수업 중 어려운 주제가 나오자 내게 양해를 구하고 강의는 한국어로 진행됐다”며 “수업시간 내내 교재만 들여다봤지만, 수업 이후 교수님이 이해 못한 부분을 따로 설명해서 다행이었다”고 영어 강의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중국인 90% 이상이 수강 중인 ‘불교와 인간’과 ‘자아와 명상’은 외국인 전용 수업임에도  한국어로 진행되고 있다. 수업에서 만난 중국 학생들은 영어보다 한국어가 오히려 더 편해 대부분 불만이 없다고 했다.

반면 브라질 출신 입학생 니콜라스 라모스 군은 수업이 한국어로 진행되는 내내 혼란스러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모스 군은 공통 교양 과목을 이수해야 졸업요건을 성립하기 때문에 수강 포기도 못했다.

수업 방식에 불만을 제기한 학생들도 있다. 네팔 유학생 푸자 싱단(건축학2) 군은 “전공 수업 중에 파워포인트(PPT) 자료만 영어일 뿐 주요한 내용은 한국어로 설명하는 통에 수업을 이해하는데 힘들었다”며 “조교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조교도 영어를 못해 궁금한 점을 해소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루마니아 교환학생 데미안 라루카(한국어 전공3) 양은 “교수와 학생간의 토론이 중심인  루마니아 수업방식과 달리 한국 교수는 일방적으로 혼자 말을 해 듣는 입장에서 지친다”며 “교수와 학생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강의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외국 학생들이 지적한 불만 중 한국 학생들의 영어 실력에 대한 부분도 있다. 인도 Christ University 교환학생 라디카 미트라(경제3) 양은 “한국 학생들과 함께 조별 과제를 하는 상황에서 겪는 소통의 어려움이 가장 큰 문제”라며 “영어를 못하는 조원들이 한국어로 과제를 진행하는 바람에 참여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학생들이 완벽한 영어 구사에 대한 강박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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