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 Good, 교육 여건 Not Good

 
핀란드 친구 Julia와 Ruusu와 나눈 한국문화와 교육 이야기

산은 없지만 숲이 많고, 공부하는 시간은 적지만 OECD 주관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PISA, 교육 경쟁력이 세계 1위인 핀란드. 최근 K-POP 열풍이 전 세계로 불었고, 얼마 전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K-POP을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혹시 싸이를 알고 있냐는 물음에 Julia와 Ruusu는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강남스타일’이 유행했을 때는 핀란드 곳곳에서 ‘강남스타일’이 들려왔다”며 “우리는 인피니트와 샤이니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들의 휴대폰에는 인피니트와 샤이니의 노래는 물론 사진들이 저장돼 있었다. Julia는 “핀란드에 한국인이 별로 없어서 만나기가 쉽지 않지만 대체적으로 마음이 넓고, 착한 것 같다. 술도 잘 먹고, 춤도 잘 추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한국 대학을 다닐 생각은 없냐고 묻자, “한국을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은 대학 등록금이 개인 부담이며, 너무 비싸기 때문에 대학을 다닐 생각은 없다”고 했다. 더불어 예전에 만난 한국 학생들을 회상하며, “한국 학생들의 말을 들어보면, 10대에 음악, 체육, 미술 등 하고 싶은 것보다 대학을 가기 위한 공부를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Ruusu는 “한국 선생님들이 일방적으로 대다수의 지식을 암기하도록 한다.

또 핀란드에는 취미나 여가생활을 익힐 수 있는 학원만 있는데 한국은 대체적으로 대학입시 과목을 가르쳐주는 학원이 많다는 것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Julia는 한국의 여자고등학교, 남자고등학교 심지어 여자 대학교가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의아해 했다. 핀란드의 모든 학교는 남녀공학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다양한 술 게임 중 몇 개를 손수 시범까지 보이는 Julia와 한국에 가면 꼭 파닭을 먹을 거라고 다짐하는 Ruusu를 보면서 웃 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마음 한 켠에 남은 이 씁쓸함은 무엇일까. OECD 주관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PISA의 총점에서 핀란드는 544점, 한국은 542점. 점수에서는 근소한 차이를 보이지만, 그 내면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핀란드의 정규 수업 외 공부시간은 일주일에 약 7시 간, 한국은 일주일에 약 20시간. 핀란드에서 9년간의 교육과정이 끝나면 시행되는 일제고사는 한국의 대학입시 시험과 달리 학습이 부진한 학생들을 더 돌봐주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친구를 경쟁자로 삼는 사회와 친구를 신뢰하고 도움을 주고 받는 사회 중 어느 사회가 과연 더 경쟁력 있을까. 어떤 사회에 사는 학생이 더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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