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무신년(戊申年)으로, 무(戊)는 십천간(十天幹) 중 다섯 번째요, 신(申)은 십이지지(十二地支)중 아홉 번째다. 신(申)은 원숭이 원(猿)과 같다. 그래서 금년은 원숭이띠의 해라고 한다.
  원숭이띠를 가진 사람은 자식이 적고 일복이 많다 하여, 여자인 경우에는 결혼하기 어렵다는 말도 있으나, 간지(干支)중에서도 가장 <사람>에 가까운 동물이라는 점에서는 원숭이가 최고일 것 같다.
  원숭이는 그 종류가 6백여 종에 달할 뿐만 아니라, 나무위의 생활이나 지상생활에 모두 적응할 수 있는 몸을 가지고 있다.
  네다리로 다니는 것이 보통이지만, 두 발로 땅을 버티고 똑바로 서기도 잘하는 것을 보면, 사람과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동물이라 하겠다.
  <쥐> 정도의 작은 원숭이가 없지도 않으나 <진판지>와 같은 거대한 종류의 원숭이는 뇌의 발달이 잘 되어 있어서 그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고양이와 같은 모양의 원숭이가 있는 반면에 그 얼굴모양이 사람과 같고 이빨이 33개인점도 사람과 비슷하다.
  토이기를 비롯한 동양제국에 이러한 속담이 유포되어 있다.
  <원숭이가 王(왕)이 되거든 원숭이 앞에서 춤을 추어라>
  이것은 사대사상(事大思想)에 젖어 부끄러움 없이 아부하는 기질을 가진 사람의 일면을 풍자한 말로서, <간에 붙었다 염통에 붙었다>하는 식이 아니면, <절에 가면 중인체, 시골에 가면 속인(俗人)인체>하는 기회주의(機會主義)적인 면을 비꼬아 주고 있는 말이다.
  그리고 <원숭이 볼기짝>이니 <원숭이 흉내 내듯>한다하여 비꼬는 점도 있으나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든지 <잔나비 띠는 재주가 있다>는 등의 속담은 이해에 낳은 사람들의 편에 드는 말일 것이다. 재주 있는 원숭이의 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재주가 있어 좋겠고 이해를 맞는 인류에게는 원숭이와 같이 재주 있는 생활이 있을 법도 한일이다.
  그러나 재주와 흉내를 지나치게 부리고 내다가 자신의 멸망과 큰 손해를 초래하는 <원숭이의 철학>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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