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옛부터 現世的(현세적)인 實用的(실용적) 價値(가치)感覺(감각)에 남달리 강한 민족인 것 같다. 그러기에 外來(외래)文物(문물)을 큰 갈등 없이 필요에 따라 변질, 변형시켜 쉽게 수용함으로써 ‘韓國化(한국화)’해 버린다. 문화적 咀嚼力(저작력)이랄까 소화력이 참으로 강함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는 極東(극동)을 중심으로 하는 二天年代(이천년대)의 地球村(지구촌)시대를 바라보면서 韓民族(한민족)의 世界史的(세계사적) 사명과 역할을 생각할 때 매우 示唆的(시사적)이고도 고무적인점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심각한 문제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특히 불교의 경우 한국불교가 모든 종파를 融解(융해)하여 포용력을 극대화한 統(통)佛敎(불교)의 특성을 지닌 것은 크나큰 장점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窮極的(궁극적)인 가치에 준하여 삶을 律(율)해가야 할 종교가 한편에서는 강한 현세의 실용적 가치감각에 의해 자신이나 가족단위의 祈福(기복)에 치우친 신앙을 나타내는 것은 약점이라고도 하겠다. 이러한 현세적 기복신앙은 본질적으로 시장거래적 (marketing)行態(행태)를 벗어나지 못해 결국 利己心(이기심)으로부터 自身(자신)을 해방시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가치관의 불철저성을 낳게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문헌에 의하면 한국불교는 전대초기부터 祈福(기복)이 수용의 계기였다. 역사적으로 불교의 지도자들은 그 자신 이해관계를 초월하는 불교의 본질적 가치, 다시 말해 불교의 궁극적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耕作(경작)하면서 위대한 철학적 이론을 창출해왔다. 그러면서도 일반신도들에게는 因果應報(인과응보)的(적) 利害(이해)의 이론으로 善(선)을 권해 오히려 市場(시장)거래적 가치감각을 벗어나지 못하는 祈福(기복)信仰(신앙)을 강화시켜왔다. 그리하여 오늘날과 같은 한국불교의 二元的(이원적) 구조를 초래케 했다.
  이는 마치 교육담당자들이 스스로는 도덕적 차원의 인격교육을 강조하면서도 학교교육 현장의 실제에서는 오히려 진학이나 출세, 취직 등 실용적인 필요의 충족을 위한 준비로서의 교육에 치중하는 한국교육의 문화풍토와 너무나도 흡사한 二元性(이원성)을 보여주고 있다.
  불교정신의 참된 회복을 위해서나 불교의 건전한 사회교육적 기능의 확대를 위해서나 이러한 二元性(이원성)의 극복은 한국불교의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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