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미디어센터 대학미디어팀은 여름 방학 중 우리대학 교환학생들의 생활상을 담고자 유럽을 방문했다. 산하 언론기관 3사 기자들로 구성된 해외취재단은 지난 6월 26일부터 7월 10일까지 체코, 프랑스, 핀란드-노르웨이 등 3개 팀으로 나눠 취재를 진행했다.
해외대학에 나가있는 우리대학 교환학생들의 첫 해외 적응기와 고물가 속에 살아남는 방법, 문화차이 극복하는 과정 등 가까이에서 생활상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교환학생들이 현지에서 겪은 시시콜콜한 에피소드와 함께 해외대학에서 공부하며 얻은 값진 경험담을 동국인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학기 동안 총 6회에 걸쳐 동대신문에 취재기사를 연재할 예정이다. (편집자)

※글 싣는 순서
① 좌충우돌 체코 교환학생 생활
② 유럽이 부른다! 교환학생 유럽여행
③ 도전! 내가 프랑스 공부왕
④ 파리지앵 즐거운 삶을 느끼다
⑤ 수오미! 핀란드 웰빙라이프
⑥ 노르웨이 살인 물가 적응기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가고자 하는 동국인들이라면 누구나 유럽여행을 마음에 품고 있을 것이다.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선 서구 문화의 중심인 유럽을 여행하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기 때문이다.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떠나고자 하는 동국인들이여, 망설이지 말자. 다른 이들이 꿈꾸던 유럽배낭여행을 교환학생 신분으로 자유롭게 떠나보자.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있는 사람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 헤르만 헤세

체코는 유럽 중앙부에 위치한 내륙 국가기 때문에 손쉽게 주변 유럽국가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특히 오스트라바는 폴란드에서 자동차로 채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 거리이기 때문에 주말이면 현지 주민들은 폴란드로 차를 몰고 여행을 하거나 쇼핑을 할 정도라고 한다.

체코와 국경을 맞댄 국가만 해도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폴란드로 총 4개국이며 인접한 헝가리,

 ▲헝가리 부다페스트 성 이슈트반 동상.

 루마니아, 스위스,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내로라 하는 관광국가로도 쉽게 떠날 수 있다. 물론 오스트라바 공대만이 유럽여행을 가는 데 최적의 대학은 아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제공되는 충분한 장학금과 현지의 저렴한 물가로 생활비 부담이 적은 만큼, 다른 나라로 교환학생을 가는 동국인들보다 더 여유롭게 유럽을 여행할 수 있음은 당연한 이야기다. 때문에 이번 기획의 주인공인 교환학생 3인방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온 교환학생들 대부분 최소 5~6군데의 유럽 도시들을 여행했다고 한다. 2년 전 오스트라바 공대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했던 김경희(영어통번역4) 양은 “학교에서 지원해 주는 장학금으로 기숙사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고도 조금 여유가 있기 때문에, 사비를 모아 유럽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행의 재미를 만끽했다”고 말했다.

유럽여행 떠나기 노하우
오스트라바는 전통적인 공업도시이기 때문에 수도 프라하나 부르노, 올로모우츠처럼 동화 속 아름다운 풍경을 찾기는 힘들다. 때문에 오스트라바 공대 교환학생들은 기회만 된다면 주변 국가로 여행을 떠난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계획을 세워 떠날 수도 있고, ESC에서 계획한 2~3일 일정의 ‘trip’에 참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국제학생증을 통해 할인혜택을 받는 경우가 많으므로 여행경비를 절약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체코에서 다른 유럽국가로 여행하는 방법은 세 종류가 있다. 가장 저렴한 것은 고속버스인데, 외국행 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야간이동 또한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버스인 관계로 여행시간이 더 길다는 것은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대표적으로 유로라인(Euro Lines), 스튜던트 에이전시(Student Agency) 등이 있다.

다음은 기차로 이동하는 방법이다. 유럽 대륙은 철도망이 잘 정비되어 있기 때문에 원한다면 어디든지 기차로 여행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유레일(Eurail)과 체코 국영철도회사인 CD(Ceske Drahy)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거리와 환승여부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편리하고 기차역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각국의 도시에서 도착하자마자 길을 헤맬 필요 없이 여행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마지막은 비행기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비행기를 이용해 여행하는 것은 이동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다른 이동수단에 비해 비용이 더 들지만, 유럽 내 이동거리가 짧은 국가를 가는 데는 저가항공사도 많다. 10만 원 안팎의 가격이면 체코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스페인, 터키 같은 남부유럽이나 영국, 아일랜드, 북유럽 국가들로 갈 때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교환학생들의 유럽여행기
교환학생 3인방도 각각 6개월에서 1년 정도 오스트라바에서 생활하면서 여행도 많이 다녔다고 한다. 이영호(경제4) 군은 “1년 정도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 무료해질 수도 있고 세웠던 계획을 실천하는 것도 무뎌질 수 있는데, 여행을 하면서 심신을 달래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전나연(화공생물4) 양은 “여행을 통해 많은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게 됐다”며 여행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안수지(멀티미디어공4) 양은 “평소 꿈꿔왔던 유럽 배낭여행을 원없이 다녀봤다”면서 “많은 곳을 여행해봤지만 어느 곳이든 한 번 더 방문하고 싶다”며 여행소감을 밝혔다.

그렇다면 교환학생 3인방이 꼽은 최고의 유럽여행지는 어디일까? 교환학생들이 유럽을 다니면서 꼽은 최고의 여행지와 그 곳에서의 여행담을 정리해봤다.

이영호 - Muy bien(모든 것이 좋다)! 바르셀로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여유를 즐기는 이영호 군.

내가 다녀온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북동부에 위치한 해안도시이며 수도 마드리드에 버금가는 화려한 도시다.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순간, 조금은 더웠지만 쾌청한 날씨가 나를 반겼다. 시내에 들어서면서 나는 카탈루냐 출신의 천재적인 건축가 가우디의 독특하고 웅장한 건축물들에 감탄하고 말았다. 가우디 사후에도 현재까지 계속 건축 중인 바르셀로나의 상징 파밀리에 성당, 구불구불한 곡선으로 파도를 묘사한 것 같은 카사밀라, 도시 곳곳에 위치한 가로등에서부터 각종 조형물들은 여행 다녔던 여러 유럽도시들에선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면서도 화려한 멋을 지녔다.

가우디 풍의 건축물 뿐만 아니라 화려하고 번화한 람블라스 거리와 구엘 공원의 경관은 오래 걸어 지친 내 마음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외국인들의 시선마저 사로잡았다. 게다가 맛있고 저렴한 해산물과 음식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나는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것저것 맛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밖에도 따사로운 햇살 아래 요트가 즐비한 포트 벨과 여유롭게 햇살을 즐기는 바르셀로나 사람들로 가득한 해변은 천국이 따로 없었다. 또 세계적인 축구팀 FC 바르셀로나의 경기장을 관광해보고 세계적인 화가 피카소의 작품들을 미술관에서 감상하면서 정말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유럽을 여행하면서 가장 아름다운, 그리고 가장 완벽한 도시였다.

전나연 - 음악과 예술, 낭만의 본고장, 빈

 ▲오스트리아 빈 슈테판 성당 앞에서 전나연 양.

얼마 전 세 번째 시리즈인 ‘비포 미드나잇’으로 다시금 회자된 영화 ‘비포’ 시리즈. 그 중 첫 번째 작품인 ‘비포 선라이즈’는 우연히 만난 두 남녀의 하루 동안 맺어진 사랑을 그리고 있다. 이 아름다운 영화의 배경이 바로 오스트리아의 빈(Wien, 비엔나)이었다. 나는 이 영화 때문에 반드시 빈에 방문하리라고 체코에 가기 전부터 다짐했었다. 더욱이 체코는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기 때문에 직행열차를 타고 바로 갈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었다.

빈에 도착해 도시 곳곳을 둘러본 후, 나는 영화로만 기억했던 빈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바로 음악과 예술의 본고장이라는 점이다. 유럽 음악 역사의 중심은 바로 빈이다. 모차르트, 베토벤 등을 비롯한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태어나고 활동한 곳이며, 이를 보존하기 위해 사시사철 음악에 대한 행사가 이어져 여전히 ‘음악의 도시’로 자리 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시를 가로지르는 도나우 강 주변에서 흐르는 아름다운 음악 소리는 천사들이 사는 도시 같았다.

빈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영화에서 나온 촬영장소를 거닐기도 하고 시청 앞 공원에서 여유롭게 산책도 해봤다.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영화 한 장면의 추억이 떠올라 뭉클하기도 했다. 또 슈테판 성당과 합스부르크 왕과의 위용을 상징하는 왕궁과 궁전, 빈의 음악과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국립오페라극장과 시립 공원의 쿠어 살롱, 미술사 박물관, 전설적인 음악가들의 생가 등을 찾아 다니며 빈의 정취와 매력에 흠뻑 빠졌다. 이 곳을 방문하기 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는 프라하였지만, 이제는 두 도시 중 어느 곳이 낫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빈을 사랑하게 됐다.

안수지 - 친구와 함께 더 행복했던 이스탄불

 ▲이스탄불 성 소피아 성당 앞에서 안수지 양.

내가 이스탄불을 방문한 이유는 오스트라바 공대에서 절친하게 지낸 터키 친구들 때문이었다. 터키 친구들과 대화할 때마다 항상 그들은 터키의 문화와 도시의 아름다움에 대해 극찬을 마다하지 않았고, 시간이 된다면 꼭 터키를 가자고 나를 설득했다.

이스탄불은 서양과 동양의 매력을 모두 지닌 이색적인 도시였다. 비잔티움 제국의 천년 수도이며 지금은 이슬람 문화권인 이 도시는 말 그대로 동서양의 문명이 혼합된 곳이었다. 나는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유럽에서 볼 수 있는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건축물들과 이슬람 문화를 상징하는 모스크가 조화롭게 이뤄진 풍경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또 유럽 도시들과 달리 밤이 늦었음에도 삼삼오오 모여 음식을 먹고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뿐만 아니라 이스탄불의 상징이자 세계문화유산인 아야 소피아(성 소피아 성당)와 보스포루스 해협을 경계로 한 두 지역의 풍경이 이색적이었고, 그랜드 바자르나 이어지는 오스만 제국의 옛 수도 부르사의 모습은 유럽풍 건축물들에선 느낄 수 없었던 터키 문화의 본 모습을 본 것 같아 설레였다.
뿐만 아니라 육해공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화려하고 값싼 맛있는 음식들, 한국인들을 형제라 칭하는 인정 많은 터키인들은 이 도시에 더욱 빠져들게 했다.

교환학생을 마치며 터키 친구들과도 아쉽게 작별해야 하지만, 친구들을 다시 만나게 되면 내가 그들을 찾아갈 곳은 환상적인 도시 이스탄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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