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버킷은 고전적 변호사물이라기보다는 활극적 요소를 많이 강조한 드라마다.”
 

  현대 사회를 가리켜 흔히 대중사회라고 한다. 그러나 이 대중사회를 움직이는 것은 대중이 아니다. 사회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사회의 체계가 복잡해지면 복잡해질수록 전문가들의 권력도 더욱 더 강해진다. 이런 점에서 대중사회는 전문가사회라고 할 수 있겠다.
  전문가에 대한 일반 대중의 태도는 이중적이다. 기능적인 면에서, 그들은 사회의 원활한 작도에 기여하는 존재로서 선망의 대상이 된다. 물론 여기에는 경제적 이유도 있다. 한편, 정치적인 면에서, 그들은 장막 뒤에 숨은 권력자로서 비판과 우려의 대상이 된다. 물론 여기에 시기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느 경우에나 전문가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물론 이 경우의 전문가란 특정 부류의 직업으로 한정된다. 사실은 자신의 직업에 충실하다면 누구라도 전문가가 될 수 있지만, 보통 전문가라고 할 때는 그런 의미로 사용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어법 자체에 대해 어떤 사회적인 차별과 인정의 기준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시대가 바뀜에 따라 전문가로 통하는 직업의 종류도 변한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어도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 집단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역시 의사와 변호사를 들 수 있다, 그래서일까? 최근에 문화방송에서는 각각 의사와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두 편의 드라마를 방영하기 시작했다. 이 두 편의 드라마는 의사와 변호사 사회를 드라마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정말 ‘전문가 드라마’라고 부를 만하다. 이 중에서 변호사를 다루고 있는 애드버킷은 최근의 논란과 관련하여 재미를 더한다.
  지금까지 진행된 경과로 보자면, 애드버킷은 고전적인 변호사물이라기 보다는 활극적 요소를 많이 강조한 드라마다. 시청자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폭력장면이 빈발하고, ‘정의의 편’에 선 신출내기 변호사가 상대해야 하는 세력은 노골적인 폭력 그 자체로 비쳐진다. 대중의 카타르시스를 위한 극적 구성이겠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너무나 손쉬운 선악의 대비라는 생각이 든다.
  애드버킷과 연관된 최근의 논란이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전문가들의 권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흔히 거론되곤 하는 의료비리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올 초부터 계속된 변호사 비리를 둘러싼 논란이다. 이 논란은 변호사에 대한 부가세 부과방침에 대한 변호사 출신 의원들의 조직적인 저항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법은 이를테면 신호등이다. 그 신호체계를 관리하는 자가 사리사욕에 급급하면 사회는 마비되고 만다. 따라서 비양심적인 변호사란 사회의 공적이다. 애드버킷이 이 점을 잘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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