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mut Fleisher교수 초청 국제 학술 세미나

역사철학적 반성 통한 역사화가 맑스 연구의 기본 방침

 
  맑스와 맑스주의는 지난 80년대 말까지 우리 사회 변혁운동의 한 논리였으며, 세계관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실사회주의의 몰락과 더불어 포스트 맑시즘, 포스트모더니즘 등 ‘포스티즘’의 목소리들이 연이어 외쳐지는 오늘날 맑스와 맑스주의는 이제 하나의 ‘역사’로 자리매김 되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포스트 모던한 시기에 맑스와 맑스주의의 철학사적 의미를 반성하고, 현실사회주의 몰락 이후의 독일과 한국에서 맑스주의 연구동향과 새로운 방향을 모색함으로서 사회운동의 새로운 지향점을 세우고자 하는 세미나가 지난 10월 8일 사회과학연구원(원장=김진철 ·정치외교학) 주관 하에 학술문화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되었다. 이날 세미나는 맑스와 맑스주의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3백여 명의 참석자와 함께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세미나는 김진철 교수의 ‘맑스주의와 포스트 맑스주의’라는 주제의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하여 헬무트 플라이셔(Helmut Fleisher: 독일 다름슈다트대학교 명예교수) 교수의 ‘독일통일 이후의 맑스주의 연구 동향’과 전태국(강원대 하회학과) 교수의 ‘한국에서 맑스주의 연국 경향’이 차례대로 발제되었다.
  김진철 교수는 기조발제에서 세미나 개최의 취지와 관련, 포스트 맑스주의의 등장 배경 및 성격에 대한 파악을 통해 사회과학의 나아갈 방향을 화두로 제시했다. 플라이셔 교수는 맑스주의에 대한 자신의 총체적 평가를 제시하였고, 전태국 교수는 한국에서의 맑스주의 문헌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한국 맑스주의의 경향을 분석했다.
  특히 60년대 중반부터 70년대를 거치면서 정통 맑스주의자로 입지를 확보한 후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맑스주의적 역사철학’을 탐구해 오고 있는 헬무트 플라이셔 교수는 현재 독일에서 맑스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는 그의 명성에 걸맞게 철두철미한 역사적 역사철학적 반성이 맑스철학 연구의 기본방침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맑스 및 맑스주의 역사의 영속성은 역사에 있어서 사건의 존재와 과거의 존재는 무효화될 수 없다는 사실에 근거한다”며 “이러한 역사를 역사적 의식의 역사로 접근하는 것은 중요하고 흥미로운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후 종합토론 시간에는 황태연(동국대 정외과), 구승회(서울대 posr-Doc, fellow), 김창호(철학박사, 중앙일보 전문기자), 한승완(고려대 Post-Doc, fellow) 선생 등이 헬무트 플라이셔 교수와 함께 사회주의권 해체 이후 심각한 이론적, 실천적 위기를 맞고 있는 맑스주의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을 벌였다.
  사회주의권의 해체와 더불어 맑스주의가 70여년 동안 누려왔던 그 체제기반의 지위에서 배척되고 그 정당성이 훼손되면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현재의 국면에서, 사회주의권의 해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고, 맑스주의가 인류의 해방이론으로서 과학적 실천으로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들에 대한 답이 제시되었다.
  21세기로 넘어가는 세기말적 지각변동 속에서 맑스주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제시하고자 열린 ‘사회주의권 해체 이후의 맑스주의 연구동향’ 세미나는 맑스주의와 포스트 맑스주의에 대한 또 다른 유용한 해석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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