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을 했느냐?”

祝祭(축제)전날 낙서용지 줍는데서 비롯

  서녘의 하늘이 곱게 물들어 가는 下午(하오)7시경. 佛像(불상)의 그림자 길게 늘어진 캠퍼스에는 보기 흉하게 흩어져있는 휴지를 말없이 줍는 두 학생이 있다.
  고개를 숙이고 담배꽁초를 비롯한 오물을 줍고 잇는 이들의 모양은 ‘밀레’의 ‘만종’과 같이 아늑하면서도 퍽이나 숭고하게 느껴진다.
  孫英一(손영일)(哲(철)ㆍ2군)과 裵錫京(배석경)(政(정)ㆍ2)군이 바로 그 주인공들.
  둘이다. 23세이며 교내 미화에 앞장을 서고 있는 ‘길’클럽 기획위원이기도 하다.
  이들은 한 달 전 大學生活(대학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무심코 벤치 주위를 돌아보니 온통 담배꽁초요, 종이 부스러기 투성이어서 그날부터 쓰레기통을 들고 청소에 나섰다고. “시험이 끝나고 祝祭(축제)에 들어가기 전날 무질서하게 널려있는 낙서용지를 다 줍고 나니 가슴이 후련하더라”고 그 일에서 얻은 보람을 털어 놓는다.
  祝典(축전)에 외부손님이 초빙되어 학교에 왔을 때를 대비해서 미리 손질했다는 자부심이 작용한 모양. 아무튼 벤치 주변에 쓰레기통 재떨이 등을 설치하는 게 선결문제라고 한마디 덧붙인다.
  이들은 작은 일부터 학교를 위해서 일하는 게 옳은 일이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너는 오늘 무슨 일을 했는가?”라고 전 동국인에 묻고 싶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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