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회 본사 학술상 창작분야

 金容喆(김용철) 동문, <本社(본사)주간 • 소설가>

  총 응모작 12편 (희곡 2편포함) 가운데 끝까지 남은 것은 임형욱의 <여왕의 외출>과 정병남의 <變身(변신)> 두 편이었다. 그러나 한마디로 전반적인 수준은 흉작이었다. 특히 서너 작품을 제외하고 나면 소설의 기초도 닦지 않은 채 무조건 투고한 인상이 들어 한심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변신>은 과거 상전과 하인의 관계에 있었던 집안의 딸과 아들이 뒷날 한쪽은 노조권 여성으로, 한쪽은 현실에 순응하는 신문기자로 변신한 채 서로 만나는 사건을 통하여 이 시대의 환부와 어둠의 모습을 시사하고 있음은 수긍아 가나 문장을 포함한 소설 기법상의 미숙이 흠으로 지적되어 선에서 제외되었다.
  장려상을 탄 <여왕의 외출>은 퇴물 여배우의 과거 지향적인 허영심을 그 배우의 집에서 일하는 파출부의 눈을 통하여 관찰한 작품으로 비교적 정확한 文章(문장) 등 소설을 만들어내는 기량은 그런대로 수준에 올라있으나 제재 자체가 너무 통속적이고 진부한 여배우 얘기인데다가 주제 면에서도 감동을 줄 만한 것이 없어 아쉬웠다.
  아무튼, 글을 쓴다는 것은 한 때의 여가나 재주가 아니라 지독한 産苦(산고)를 치르고도 쓸 만한 작품 하나 얻기 힘든 비참한 작업임을 거듭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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