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동 교수
최근에 우수한 학생들이 자연계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좋은 인력이 오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이공계는 위축되고 결국에는 위기가 온다. 이렇게 되면 미래 산업과 경제 성장· 발전에 큰 장애를 주게 될 것이며, 안전하고 쾌적한 우리의 미래도 보장되기 어렵다. 왜 학생들이 이공계를 기피하는 걸까? 공부하기 어렵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고등학교 과정에서 수학·과학으로 과도하게 높은 수준을 가르쳐 ‘머리 아프다’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어학이 아주 어려운 경우도 있고, 미술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축구가 안되어 평생 공 제대로 차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출세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

과거의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양반의식으로 말미암아 이공계는 공직에서 홀대받았다. 그러나 이제 변화는 시작되고 있다. 미래는 아마도 이공계가 주인공이 될 지도 모른다. 과학적인 논리력과 합리적인 결정을 위한 공학적 훈련은 촘촘하면서도 복잡한 현대를 이끌어가는 데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미 이공계 출신이 대통령이 되었으며, 이공계의 공직 진출은 더욱 거셀 것으로 기대한다. 공직도 공직이지만 민간부문에서는 제조업은 물론이고 금융권까지도 이공계의 파워가 대단하다. 돈벌기 어렵다는 인식도 이공계 기피에 한 몫 한다. 우리는 IMF 외환위기 때, 초기에 공공부문과 민간에서 연구 인력을 대폭 감원하였다. 이에 대한 충격이 선명히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심각한 감원은 금융·관리 부분에 더 많이 집중되었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분배·유통에 관련하였던 사람과 조직이 급격히 쓸모없어지고, 직거래가 가능하게 되었다. 생산보다는 배분·전달을 많이하는 업무가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이공계를 졸업하고 좋은 기업에 취직한 졸업생들이 ‘봉급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어요!’라고 말하는 것을 많이 듣고 있다. 최근에 큰 부자가 된 사람들의 대부분은 벤처기업가들이다. 독일은 이번 경제 위기를 잘 극복한 나라이다. 중소기업이 잘 발전된 나라이고, 유럽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벤츠 본사가 있는 슈투트가르트는 전통적으로 자동차·기계·전기 분야의 중심지이다. 일자리가 많아 사람들이 이곳으로 모이지만, 주택을 늘리지 않아 집 얻는 것은 전쟁 수준이다. 그렇지만 벤츠·지멘스에 근무하는 기술자라면 집주인이 우선으로 들이려 한다. 수입이 많고 장래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또한 가장 좋은 배우자감이다.

독일의 사회적인 엘리트는 엔지니어이다. 미래는 여러 가지를 아우르는 통합의 시대라고 한다. 이러한 통섭·융합·복합의 중심은 이공계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고등학교에서 문과·이과의 구분은 없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회에 대한 관심은, 이공계 출신에게도 지평과 활력을 높이는 기본 자산이므로 이를 놓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는 말자. 이공계를 선택한 당신은 정말 현명한 결정을 하였다. 마지막까지 젖 먹던 힘을 내어 뛰길 바란다. 전공이 힘겹다고 불평하지 마라. 너무 쉬우면 아무나 다 한다. 진입장벽이 실력으로 형성된다. 이렇게 하여 이공계의 출신의 미래는 보람과 영광으로 가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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