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 가작2석


뽀얗게 산화된 옛 서라벌 초가의
처마를 씻어내리고

태고를 자리한 비로봉
화강암의
검은 등을 매만지며

광란한 황산벌
땅거죽을 뒤덮이니

불국사 석등을 적시고
성인의 소복을 하얗게 물들인

맑은 물 한줌이

지금 막 용트림 하는 등나무
빡빡한 가쟁이에
봄을 피우고 있다.
 
한 하늘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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