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쳐버린 나의 문방구

오늘도 동네 문구점은 시끌시끌하다.
문구점 앞에서 갖가지 신기술을 선보이며 팽이를 치는 아이들과 한켠에서 땀을 흘리며 미니카를 조립하는 아이들. 여자아이들은 문구점에 딱 하나 있는 미미인형에 마음을 뺏겼다.

기억들 나시는지? 옛 추억이 방울방울 서려있는 그곳. 바로 문구점이다. 흔히들 문방구라 부르는 이곳. 이곳은 온갖 장난감들이 기다리는 어린이들의 성지(聖地)이다.

우리가 추억의 향취를 좇아 찾아간 곳은 서울 성동구. 성동초등학교를 찾아가던 중에 허름한 문구점을 마주쳤다. 밖에 주렁주렁 걸린 돼지저금통이며 가판에 펼쳐진 편지지가 한껏 옛 기억을 새록새록 되살렸다.

좁은 문구점 안으로 들어가니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파워레인저’ 놀이 세트. 파워레인저 가면을 쓰고 검을 휘두르면 무서울게 없었던 시절이 있었건만. 문구점을 살펴보던 중 눈에 띈 이단필통. 이단필통은 꼭 옆에 연필깎기가 붙어 있었지. ‘요즘 애들도 연필을 쓸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오래된 장난감을 찾는다는 질문에 주인 아주머니는 선반 깊은 곳에서 팽이 한 상자를 꺼내셨다. 먼지에 수북히 쌓여 있었지만 분명 그것은 분명 남자 아이들이 기를 쓰고 돌렸던 팽이였다. 팽이 위에 ‘88올림픽’이라는 글자가 누렇게 바랜 것을 보며 새삼 시간의 흐름에 흠칫했다.

하지만 더 이상 예전 장난감은 찾을 수 없었다. 90년대 팔리던 물건은 없었냐는 질문에 문구점 주인 아주머니는 “장소가 협소하고 찾는 이도 없어 신제품이 나오면 바로 교체한다.” 라고 대답하였다.

지금 대학생들은 옛 장난감에 대해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이선경(철학1) 학우는 “문구점에 있던 스티커 인형을 사고 싶어 학교가 끝나면 바로 달려가곤 했다.”라고 대답하였다.
권민욱(역사교육1) 학우는 “미니카 모터 하나를 장만하기 위해 한달 동안 용돈을 모았다.” 라고 대답하며 “결국 모터는 장만했지만 한달 후에는 아무도 미니카를 가지고 놀지 않더라.” 고 웃어보였다.
추억을 더듬어가는 문방구 탐방. 옛추억은 이미 아스라이 사라져 흔적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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