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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역사 연세대 학보 존폐 위기예산 반토막…‘백지발행’ 이어질 듯
  • 배종성 객원기자
  • 승인 2013.03.18
  • 호수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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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 학보사인 ‘연세춘추’는 지난 11일 예산삭감으로 인한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1면과 사설을 비우고 호외판을 발행하였다. 연세춘추 1면에는 ‘연세대학교 공식신문사인 ‘연세춘추’, 그리고 공식영자신문사인 ‘The Yonsei Annals’는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정상적인 발행을 할 수 없게 되었음을 알립니다’라는 문구만 덩그러니 게재됐다.

이 같은 파행은 연세대가 학보사 운영비를 전년 대비 70%로 감축하면서 발생했다. 지금까지 연세춘추 구독료는 등록금 고지서의 잡부금 항목에 포함돼 모든 재학생들이 의무적으로 내고 있었다. 하지만 2013년도 1학기부터 등록금과 구독료를 분리해 받으라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에 따라 연세춘추 구독료 의무 납부가 폐지됐다. 이번 학기는 연세대 신촌 캠퍼스 학생의 17.9%만이 구독료를 납부한 상태다.

연세대는 학보사 운영비를 교비가 아닌 잡부금 형태로 받고 있다. 고려대·성균관대·이화여대 등 주요 대학들은 학보사 운영비를 ‘교비’로 지원받지만 연세춘추는 잡부금 항목에 포함돼 있고, 그마저도 표기 방식의 문제로 납부율이 낮은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등록금 고지서에는 잡부금과 등록금 항목이 이미 선택된 채 발송되지만, 납부 시 선택 사항을 해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연세대의 경우, 연세춘추비가 속한 잡부금 항목을 별도로 표기해야하기 때문에 수급률이 낮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연세대 재학생 조차도 본인이 연세춘추비를 냈는지 여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연세춘추의 1면 백지 발행은 기성 언론들의 관심을 끌었고, 이후 연세대는 학교 공식 홈페이지에 이와 관련해 해명 입장을 밝혔다. 연세대 측은 “춘추비의 선택적 경비 전환은 정부 시책에 따른 것으로 사전 통보를 했었다”며 “대학의 긴축재정 상황에서 예산 전부를 교비로 지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연세춘추의 재정적 어려움은 연세춘추를 지도해 온 신촌과 원주캠퍼스 주간교수 2명이 전격 사퇴로 이어졌으며, 편집인 교수도 사의를 표명했다.

모 일간지에서 정세윤(문화인류학과2) 연세춘추 편집국장은 “학교 측은 연세춘추비가 선택납부로 변경된 사실을 통보했을 뿐 우리의 면담 요청을 계속 무시해왔다. 예산이 삭감되었다는 사실도 지난 4일에서야 통보해 대책을 세울 시간마저 부족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학생 1인당 구독료가 5900원에서 6700원으로 14% 인상된 것에 대해서는 “지난 1996년부터 17년간 5900원으로 동결됐다가 이번에 처음 인상된 것이다.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해가 갈수록 연세춘추의 재정상황은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었다”며 “학교와 소통의 자리가 마련되기 전까지는 계속 백지 호외를 내겠다”고 전했다.

이번 연세춘추 호외판 마지막 면인 12면에는 ‘정론직필(正論直筆) 기치 꺾는 연세대에 고함’이라는 제목으로 학교 당국을 향한 성명문이 전면에 걸쳐 실려 있다. 이에 따르면 학교 당국은 효율적인 경영만을 강조하며 연세춘추가 보여온 변화의 노력을 무시했으며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이를 기록하여 알리는 학내 언론으로서의 사명을 간과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마무리에는 ‘우리는 학교에 ‘연세춘추’와 ‘The Yonsei Annals’가 학내 사회의 공공재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 운영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할 것을 요구한다. 비민주적인 의사 결정 방식에 대해 사과하고, ‘연세춘추’와 ‘The Yonsei Annals’ 운영에 관한 제반사항을 충분히 논의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배종성 객원기자  baessi03@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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