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4시 진흥관 수위실 1층 로비 선거투표현장에서는 법정대 2팀, 졸업준비위원회, 야간강좌총학생회 각각 1팀에 학부선거까지 포함해 모두 5팀이 한 날 한 시, 같은 장소에서 투표를 하게 되었다. 각 단대와 자치기구, 학부 측의 선거관리위원회 20여명, 각 후보자 측들의 도우미 15여명까지 합세해 투표장 안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이다. 건물 건너편에는 선거운동원들이 나서서 “투표하셨어요”, “몇 학년이세요, 학생증이 없더라도 신분증만 있으면 되니까 가시는 길에 투표하고 가세요”라며 지나가는 학생들마다 억지로 투표를 강요한다. “저, 조금전에 했는데요”, “수업이 늦어서요”, “신분증이 없어서요”라며 무관심하게 외면하는 학생들도 있다.
  “몇 학번이세요. 학생증 좀 보여주시겠습니까” 잠시 후, 선관위원들이 선거인명부를 확인하다 “저 명단에 이름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만 등록돼 있지 않은 이상 투표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지 않습니다”며 그냥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넘어가 버린다. 신입생인 그에게 처음 주어지는 투표권이 선관위의 착오로 박탈당하는 순간이다.

  5시 30분경 자연대 2층 투표장소.
  “얼마나 됐냐”, “겨우 반이 넘었는데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기다려 보는게 좋겠다”며 선관위 측은 선거인명부를 펼치며 하나하나 다시 확인한다.
  이날 99학년도의 일부 학생회 선거결과는 50%를 겨우 넘긴 저조한 투표율을 보인 곳도 있었지만, 큰 탈 없이 진행됐다. 물론 학우들의 무관심은 학생회 위상과 기반이 흔들리기에 충분하다. 또한 선관위 측도 50% 투표율에만 치중한 나머지 부실한 관리를 한 것이 사실이다.
  98년도 한 해 동안 동분서주하면서도, 아무도 보지 않는 외딴길을 걸어야만 했던 학생회 간부들은 느낄 것이다.
  대중성이 결여된 학생회의 위상을 재확립할 절대절명의 순간임을 이번 선거가 깨닫게 해준 계기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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