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동대문학상 시부문 본상 가작] - 박예슬(국어국문3)

  ▲박예슬(국어국문3)

오후엔 내내 먼지를 세었답니다
창가에 머물던 쇄빙선이
바다를 향해 출발했고
걸음이 길을 부술 때마다 저는
한없이 목이 길어졌지요

유리병입니다
얼음으로 가득합니다

식지 않는 코코아,
쪽지가 흘러내리는 테이블,
부서지는 모래알,
튜브를 타고 떠내려 오는
라디오 소리에 대해 생각하는 동안
쇄빙선은 하얀 구름을 가르고 있었고,

투명한 타일들은 계속 떨어집니다
부딪혀 달그락거립니다

펭귄은 정말 바다에 있나요
타일이 또 떨어집니다
발꿈치가 시려워 까치발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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