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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5.2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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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 대학, 국제화와 실무교육이라는 쌍두마차로 취업을 이끌다.[특별기획] 해외 우수대학 취재-헤이그 대학

취업 때문에 요즘 대학가는 소란스럽다. 고질적인 취업난 뿐아니라 대학평가에 과연 취업률을 반영해야 하는가라는 질문부터 대학 본연의 기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까지 대학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뜨거운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그에 반해 뚜렷한 가치가 깃든 대학교육으로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공급하는 나라가 있다. 바로 네덜란드이다. 실무중심대학의 대표인 헤이그 대학을 통해 우리 대학 사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찾아본다.

   
▲헤이그 대학의 전경

네덜란드 대학교육의 핵심 : 연구중심대학 vs. 실무중심대학

우리나라와 네덜란드 교육제도 중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바로 대학 구조이다. 우리나라 대학이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으로 구분된다면 네덜란드의 대학 구조는 크게 연구중심대학(Research University)과 실무중심대학(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 2가지로 분류된다.
연구중심대학이 순수 학문 연구를 위한 학자를 많이 배출하는 학문의 상아탑이라면 실무중심대학은 이론과 실무가 적절히 배합된 직업준비학교라고 할 수 있다.

네덜란드는 전국을 통틀어 정부에서 운영하는 14개의 연구중심대학과 50개의 정부지원을 받는 실무중심대학이 존재한다. 우리나라에 비해 인구는 절반이지만 대학 수는 사분의 일 수준이다. 네덜란드의 대학수가 이렇듯 적은 이유에는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첫째, 네덜란드 전체 고등학생 중 대학에 입학하는 비율은 25%에 불과하다. 이 조차도 특정 학문에 관심이 있거나 목표가 정해진 상태에서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이다. 대학이 정규 과정처럼 되어버린 한국과는 매우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모두가 같은 것을 배우고 같은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더치식 실용주의 사고’이다. 개인은 각각의 재능이 있고 이 재능에는 높낮이가 없다는 인식이 대학 입학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무리 뛰어난 의사도 도로공사는 할 수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네덜란드는 실용주의와 개인의 재능을 존중한다.
네덜란드의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뒷받침 하는 것은 네덜란드 정부의 복지 정책이다. 높은 세금과 무상 지원이라는 두 바퀴가 마찰 없이 잘 맞물러 가기 때문에 개인들은 경제적인 압박을 느끼지 않으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종사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덕에 우리나라처럼 ‘4년제 대학은 공부 잘하는 학생이, 전문대학은 공부 못하는 학생이’라는 편견 없이 연구중심대학과 실무중심대학의 역할이 잘 구분되어 사회에서 요하는 노동력을 알맞게 공급하고 있다.

그렇다면 실무중심대학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을까?
우리나라의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바라는 기업의 실무형 인재를 키워내는 곳이 바로 실무중심대학이라고 할 수 있다.
실무중심대학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이 특정 직업 또는 전문 분야에 취업할 수 있도록 이론 교육은 물론 전문적인 실무 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지식을 실질적인 활용에 중점을 두고 인턴 과정을 통해 실무 능력을 키우는 것이 이 교육 과정의 핵심이다.
실무중심대학은 4년의 과정으로 1년간의 기초 과정과 3년간의 심화 과정을 거쳐 총 24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또한 3학년이 되면 9개월 동안 실무 분야의 인턴 과정을 의무적으로 마쳐야 졸업을 할 수 있다.

세계화와 현대화가 어우러진 도시 ‘헤이그’

네덜란드의 헤이그(Den Hagg)는 작지만 강한 도시이다. 인구수가 서울의 20분의 1 수준인 5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131개의 국제기관, 300개의 기업, 458개의 연합과 재단이 이곳에 위치해 있으며 100개의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도시의 인구를 이루고 있는 헤이그는 세계화와 현대화가 어우러진 도시이다. 이 도시에 특색을 그대로 빼닮은 대학이 있으니 바로 헤이그 실무중심대학교(The Hague University)이다.

   
▲HOOFDINGANG 홀의 외부 전경.
다양한 인재가 만들어가는 글로벌 대학

헤이그 실무중심 대학교(The Hague University 이하 헤이그 대학)는 네덜란드의 50여개의 정부지원을 받는 실무중심대학 중 가장 큰 규모와 명성을 자랑한다. 지리적으로 로테르담과 암스테르담에 인접해 있으며, 세계적 도시인 런던과 파리에서도 쉽게 왕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네덜란드인 뿐 아니라 세계의 다양한 학생들이 헤이그 대학을 자신의 모교로 택한다. 현재 헤이그 대학 22,000명의 재학생 중 10%이상(약 2,200명)의 학생이 50개국 이상에서 온 유학생들이다. 특히 최근에는 스페인이나 그리스같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남유럽 국가에서 많은 대학생들이 네덜란드 헤이그로 유학을 오고 있다. 헤이그가 갖는 국제적인 매력 뿐 아니라 실무중심대학에서의 수학 경험은 그만큼 취업을 용이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IBMS(International Business and Management Studies)과정으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유주연 씨는 “한 학기 간 있으면서 주변 친구 중에 순수 네덜란드인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며 “처음에는 인종차별에 대한 걱정도 있었는데 헤이그 대학에서는 그런 걱정을 전혀 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헤이그 대학은 높은 세계화를 자랑한다.
이 대학은 국제경영(IBMS)부터 유럽학(European Study)까지 총 49개의 학부 과정을 제공하며 그 중 8개 학부는 모든 수업 과정을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9개의 석사과정 중 절반에 해당되는 4개의 수업 과정은 모두 영어로 개설했을 정도로 국제 학생 유치에 열심이다. IBMS에 재학 중인 리투아니아 학생 Gabriele Vasiliauskaite 씨는 “처음엔 네덜란드어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어 지금은 네덜란드어를 한 번 배우고 싶을 정도”라며 강력한 국제화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전 세계 영어 교육 1위 국가답게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는 물론이며 헤이그 캠퍼스의 경비를 담당하고 있는 교직원들까지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한다.

국제 학생을 배려한 다양한 제도

헤이그 대학은 학교에 등록하기 전 학교의 실제 모습을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Trial study days’이다. 홍보물이나 간행물에 있는 학교의 모습이 아닌 실제 학교의 수업을 등록 전에 들어 볼 수 있는 제도다. 기간은 학기 초로 정해져 있으며 ‘Trial study days’를 통해 청강은 물론 학교의 전반적인 모습을 살핀 후 학교 입학 여부를 정할 수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정해진 신청서를 작성하고 청강하고 싶은 과목을 선택하면 해당 과목을 수강중인 학생이 배정되어 함께 수업을 듣고 헤이그 대학에서의 하루를 체험할 수 있다.

   
▲‘Open day’에 참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모습.

또한 매년 6월에서 7월 사이 헤이그 대학 입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 ‘Open day’를 정해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입학설명회 차원을 넘어 교수, 교직원, 학생이 모두 참석하는 축제 형태로 학교를 소개하는 제도이다. 교내 강당에서 스탠딩 파티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이 행사는 학교의 역사, 교내투어, 커리큘럼 소개 뿐 아니라 재학생과 교수가 1:1 상담을 제공하여 학교를 보다 깊게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Open day’를 운영하는 달(月)은 메신저 계정을 학교 홈페이지에 게재하여 정해진 시간에는 메신저를 통해 무료 진학상담을 제공 받을 수 있다. 헤이그 대학 마케팅 부의 Verdel 씨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의 어색함을 깨기 위해 축제 형식으로 입시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거리와 공간의 제약을 덜 받는 SNS 등을 활용해 헤이그 대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과 활발한 교류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무교육의 핵심 - 치열한 토론수업과 산학협력

IBMS(국제경영)학과는 헤이그 실무중심대학에서도 실무적인 수업 방식으로 유명한 학과이다.
이 학과는 처음 기초과정을 제외한 모든 전공심화 과정에서 20명 내외의 소수 학생이 한 수업을 구성한다. 학생 개개인의 참여도를 높이며 그룹 과제나 토론 위주의 수업을 이끌기 위함이다. 실제로 강의실도 그에 맞게 원탁형 강의실이나 소수정원을 수용할 수 있는 강의실이 많이 완비되어 있다.

저학년 수업 때는 자신의 적극성을 드러낼 기회가 많지 않지만 3학년부터 Minor라는 그룹으로 분류되어 전공심화 과정에 입문하게 되고 확연하게 다른 수업분위기 속에서 학습이 이루어진다. 전공심화 과정은 주로 그룹 과제와 발표 형식으로 진행된다. 서로 간에 끊임없이 영어토론이 진행되며 이 수업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또한 발표 수업을 할 때는 발표를 맡은 그룹을 관리해주는 학생들을 선정해 상호간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A조가 발표를 하는 날에는 기존에 선정된 B조가 집중적으로 그 날의 발표 내용과 자료 디자인, 태도 등 종합적인 충고 및 평가를 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구조이다. 교환학생으로 재학하고 있는 박재영 씨는 “저학년과 고학년의 수업은 질적인 면이나 양적인 면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며 “고학년 수업에는 교수님을 포함해 모든 학생이 수평적인 관계에서 토론을 참석하며 때로는 토론이 감정싸움으로 까지 번질 정도로 수업분위기가 치열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4학년 때는 의무적으로 인턴실습과 외국파견을 각각 6개월씩 거쳐야 졸업이 가능하도록 하여 실무적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동시에 키우도록 했다. 이로 인해 헤이그 대학 출신 학생들은 다양한 기업에서 선호하는 인재 풀이 되었다. 실제 헤이그 실무중심대학 학생들은 헤이그에 위치한 네덜란드의 대표기업 필립스나 근처 도시 델프트에 있는 삼성 유럽 현지법인으로 인턴이나 취업을 많이 한다. 이번에 졸업을 앞둔 IMBS학과의 김완 씨는 “저를 포함하여 주변에 국제 경영을 공부하는 친구들이 삼성이나 필립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턴 경험을 쌓는다”며 “이것은 실무중심대학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헤이그 대학의 강점은 실무중심대학이라는 대학의 특성 뿐 아니라 행정수도라는 헤이그의 이점을 이용하여 각종 기관과의 협력관계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HOOFDINGANG 홀. 주로 학교의 모든 행사를 이 홀에서 진행한다.
산학협력을 넘어 국제 파트너로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산업계와 학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을 선정하고 있다. 각 분야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기업에서 직접 채용함으로써 학생들은 경험을, 기업은 각 분야의 인재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이다.

네덜란드 역시 산학협력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특히, 실무중심대학 학사 제도의 특성상 최소 한 학기는 인턴 프로그램을 마쳐야 졸업 요건이 충족되기 때문에 매우 활발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앞서 소개했듯 팀 프로젝트 과제가 주를 이루며 그 중에는 교수 재량이 아닌 실제 기업에서 과제를 주고 한 학기 후 평가되는 방식도 있다. 이 과제에서 뛰어난 결과를 보일 경우 현지 채용되는 행운을 얻을 수도 있다. 그만큼 기업과 학교의 협력이 긴밀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현재 헤이그 대학에서는 필립스, TNT, DSM 등 헤이그에 거점을 두고 있는 기업 뿐 아니라 일본, 아르헨티나, 헝가리, 미국 등에 위치해 있는 기업과의 산학협력 또한 매우 긴밀하다. 필립스에서 커뮤니티 매니저로 일했던 인도네시아 학생 Divya Dimple 씨는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인턴십 프로그램은 나의 대학 학위를 완벽하게 해주었다”며 “실제 일을 통해 나의 장점과 단점이 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또한 헤이그 대학은 헤이그라는 지리적 특성을 이용해 Green peace, WWF 같은 국제 NGO단체와의 협력 관계도 매우 잘되어있다. 단순히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산학협력을 넘어 세계의 각종 기관과 국제 파트너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해외우수대학 취재를 통해 우리대학의 미래비전을 제시하고자 동국미디어센터 대학미디어팀에서는 산하 언론기관 학생기자들로 구성된 해외대학취재단을 지난 7월 2일부터 9일까지 네덜란드, 독일, 스위스에 파견하였다.
취재단은 QS(Quacquarelli Symnonds)와 Times(Times Higher Education)가 발표한 2012년도 세계 대학 100위 안에 선정된 네덜란드, 독일, 스위스의 대학을 중심으로 취재하였으며, 총 7회에 걸쳐 동대신문을 통해 취재기를 연재할 계획이다. 관련 동영상은 http://image.dubscast.com/global2012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래 QR코드를 스마트폰에서 스캔하면 직접 영상을 볼 수 있다.                                                           편집자

   
 

장익현 기자  and@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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