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인 박수 환호 여전

투표장…개봉관 방불
“가시는 걸음걸음 높인 그 이름 사뿐히 찍어주소서”

  ○…12일 입후보자 소견발표는 예년보다 방청객(?)이 많아 중강당은 입추의 여지도 없었다.
  가끔 전략적인 拍手(박수)와 歡呼(환호)가 쏟아지는가 하면 심각한 후보자 측과는 달리 듣는 청중들은 간혹 폭소를 터뜨리기도. 某(모)후보는 연설 중 컵을 들어 물을 마시기를 자주 했는데, 그 때마다 “와아”하는 함성이 터져 나와 청중들을 어리둥절하게도.

  ○…소견발표가 진행되는 중 朴某(박모)군의 등록문제를 들고 나와 한 동안 시끄러웠다. 설사 정당한 불만이 있다손 치더라도 굳이 그 날 그 자리에서 소란이 있었으니 뭔가 청중들은 야릇한 감정을 느낀 모양.

  ○…또, 소견발표 시 사회자가 긴장된 탓으로 빚어낸 한 토막-‘찬조연설’을 ‘찬조웅변’으로 또 ‘찬조출연’ 등으로 오발?을 했는데 듣다못해 한 청중이 “다음엔 ‘찬조노래’가 있겠다.”고 해 暴笑(폭소)를 자아내기도.

  ○…미소를 띠며 득표 작전을 벌이던 후보자나 참모들도 막상 투표일 아침에는 긴장하며 굳어진 표정들. 황건문을 오르는 계단에 늘어선 운동원이 나눠주는 전단을 받아 쥐는 학생들도 약간 착잡한 표정. 나중엔 그들도 지쳤는지 아니면 別味(별미)의 전술인지 계단에다 ‘포스터’를 깔고 아예 땅바닥에 주저앉아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이름을 사뿐히 찍어주소서’하는 탄식 같은 호소로 마지막 열을 올렸다.

  ○…투표장인 중강당 입구는 마치 흥행 잘되는 개봉관을 방불.
  ‘휴대용 마이크’로 ‘장내 질서’를 정리하는 직원은 종일 진땀을 뺐다.
  마지막 한 표를 호소하며 공세를 펴는 후보자들은 퇴장당하기가 일쑤였다. 대체로 요번 선거에는 입후보자들이 고전을 했다는 평.
  또 분위기가 너무 엄숙하다 못해 답답하기까지도. 한 학생은 부드러운 음악이라도 들으면서 투표했으면 하였다.
  K科(과) 한 학생이 막상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하려고 보니 총부회장 투표용지 뒷면에 명단이 인쇄되지 않아, 당황, 곧 다시 용지를 발부받았지만 어쩐지 인쇄 상 실수치곤 상당급. 진풍경은 某大學(모대학) 투표소 입구에선 某科(모과)의 學生(학생) 10여명이 일렬로 서서 단체투표에 임한 것. 오후에 접어들어 투표하는 학생들은 줄어들었으며 교정엔 이곳저곳에 포스터가 맥없이 떨어져 뒹굴고 열풍은 가신 듯.

  ○…5時(시)에 투표마감이 되고 이미 6時(시)쯤에 중강당에서 개표에 들어갔는데, C건물의 모든 셔터를 내리고 엄중 ‘출입금지’를 하였다.
  개표현황을 취재하러 들어갔던 記者(기자)도 ‘엄정개표’라는 구실 아래 내몰렸다.
  잔디밭에선 참모들이 모여 개표 결과를 초조히 기다리고 있었다. 單大(단대)의 개표가 속속 끝나자 당선자 이름이 교정으로 전해지고 함성이 터지기도. 교정은 점점 더 어둠에 싸이고 밤10시 정각이 되자 “김홍만 당선”이라는 외침과 함성이 현관 수위실의 조그만 문으로부터 울려터지고 재빠른 그 傳令使(전령사)(?)를 얼싸안아 스크럼을 짜고 교문을 나섰다.
  교가와 ‘당선자 찬가’(?)를 부르며 세운상가까지 나아가 행인들의 의아한 눈총을 받았다.

  ○…당락이 빚어낸 희비쌍곡선은 구질한 것부터 뼈 있는 것, 여러 가지. 선출된 M大學會長(대학회장) 주변에는 ‘얻어먹든’ 아니면 ‘한잔 받아주든’하여 몇이 우르르 모였는데 막상 “피곤한 몸들 오늘은 푸근히 쉬도록” 아량을 베풀어 시원섭섭했다나. 

  ○…14일 (土(토)) 밤사이 교정인 말끔히 청소되었고, 게시판에는 ‘당선사례’의 글발이 두엇 붙어 전날까지의 들뜬 분위기는 씻은 듯 사라지고. 벽보를 떼고 게시판 닦는 일을 보고 있던 두 학생, “투표일에도 도서관은 만원”이었다고. 또 그 말 받아서 “이번 선거의 총평은 그저 무난이라. 속이 비지만 않았다면, 이제 期末(기말)시험 걱정을 야금야금 하는 게 上策(상책)”이라 중얼거리기도.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