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하기 방학도 끝나고 이제 우리는 2학기 개강을 맞이하게 되었다. 현행의 우리 大學歷(대학력)에 있어서 2학기는 만곡이 무르익고 생리적으로도 모든 활동에 알맞은 가을 문턱에서 해를 넘기고 새해를 맞이하는 早春(조춘)의 계절이 모두 이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1학년에도 있어서 제2학기는 학창생활을 하는 우리에 있어서는 지식의 수확기이며 또 무한한 자기성장을 위한 설계와 차분히 자신의 知育(지육)을 되살펴 보는데 알맞은 시기이다.
  즉 우리 앞에 가로놓여 있는 끝없는 사고대상에서 올바른 지식을 거둬들인 이 지식을 차분히 정리하여 자기 성장의 영양소로 승화시키는 것이 바로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2학기인 것이다. 이와 같은 지식의 섭취와 자기 성장의 활력소 배양에 있어 무엇보다도 기본적인 것이 讀書(독서)인 것은 여기서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만치 주지의 사실로 믿는다.
  물론 우리의 지식획득과 그 올바른 정리가 결코 讀書(독서)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강의실 내의 강의와 학술토론 또는 師友(사우)와의 접촉 等(등)의 방법을 통하여 얻는 것이 적지 않다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특히 기본 원리를 알기 쉽게 그리고 수강자의 지능 정도에 맞추어 머리에 넣어주는 講壇(강단)의 강의는 우리의 지식획득의 방법과 방향모색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대학원 교육을 제외한 오늘날의 우리나라 대학의 學制面(학제면)에 반영되어 있는 교육내용과 방향은 올바른 전문지식을 위한 기초 작업에 그치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가 강의를 통하여 배우지 못한 고차의 전문지식은 자연 독서를 통하여 그 확대를 꾀할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讀書(독서)는 또 강단에서의 강의가 도저히 따르지 못할 또 다른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기초로 쌓아올린 기초지식과 어학실력만 선용한다면 수천 년 전의 先賢(선현) 또는 현존하지만 상호간의 거리와 환경의 相違(상위)로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없는 고금동서의 碩學(석학)들의 견해를 충분히 듣고 자신이 지니고 있던 어떤 의문에 대한 만족스러운 해답과 새롭고 고차원의 의문을 찾는 사이에 자기 차원의 의문을 찾는 사이에 자기 성장을 이룩하는 데는 무엇보다도 독서를 통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일이다.
  학창시대에 있어서의 독서의 효용은 비단 이에 그치지 않는다.
  작업과정의 분화가 그 사회의 문명을 측정하는 유력한 기준으로 되어 있다시피 하고 있는 현재의 풍조는 자연 학생들에게 專知(전지)치중의 경향을 초래하여 자칫하면 專門知識(전문지식)밖에 모르는 천박한 社會觀(사회관)의 畸形的(기형적)인 지식인이 많이 나오게 된다.

  우리가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식함과 더불어 모든 존재에 대하여 그 나름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자신의 참다운 위치를 발견하는데 있어서 어떤 전문지식 일변도만으로는 부족하다. 인문ㆍ사회ㆍ자연系(계)의 諸科學(제과학)에서 藝術(예술)분야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지식을 섭취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폭넓은 지식의 섭취는 강한 기억력과 감수성이 빠른 학창시절의 讀書(독서)를 통하여 가장 손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인류의 생활이 끊임없는 자기개척의 連續(연속)에서 비로소 전진이 있다고 하면 이상과 전진을 거듭하는 사회에서는 학생시절 뿐 아니라 학창을 떠나서 언제나 또 어디서나 그리고 그 사회적 지위의 高下(고하)를 막론하고 讀書(독서)는 꼭 하여야 하며 이 讀書(독서)의 習俗(습속)을 기르는 것이 또 學校敎育(학교교육)에서는 없어서 아니 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종이의 소비량이 곧 그 민족의 문화정도를 저울질하는 척도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바로 讀書(독서)를 많이 하는 민족이 남을 앞지른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다행히도 우리 대학에는 우리 대학만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의 희귀서적을 비롯하여 종합대학인 까닭에 각 분야에 걸친 장서를 가지고 있는 국내 유수 도서관이 개관되어 모여드는 꿀벌을 기다리는 꽃의 심정으로 학생 諸君(제군)의 열람을 기다리고 있다.
  이 좋은 계절을 선용하여 보람찬 우리의 내일을 기약하며 이 도서관에서 풀리지 않은 의문에 잠시나마 고뇌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학생들에 있어서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체험이며 우리의 문화가 한걸음 앞으로 전진 하는 순간이 되는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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